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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사 작성 피신조서 증거능력'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달 21일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해석과 관련해 “참고인이었던 증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한 경우에도 참고인 진술조서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에서는 검찰 출신인 박상옥 대법관만 사실상 반대 견해를 밝혔고 나머지 대법관들은 모두 다수의견에 가담했는데, 대법원이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와 공판중심주의 원칙을 견지하고자 하는 기조를 다시 한 번 보여준 판결로 평가되고 있다.

 

대법원은 윤관 대법원장 시절부터 직접심리주의에 기반한 공판중심주의를 형사소송의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고 꾸준히 제도 개선을 추진해 왔다. 최근 발의된 몇몇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제312조를 개정해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지금의 재판실무가 공판중심주의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검사 작성 피신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을 제한하더라도 형사재판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혀 사실상 찬성의견을 제시했다.

 

검찰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조서재판을 지양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지금의 수사현실이나 소송경제를 고려할 때 급격한 변화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 변호사 단체들과 시민단체들은 연이어 검찰 조서 증거능력 제한에 대해 찬성의 입장을 밝히고 있고, 며칠 전 국가인권위원회도 국회의장에게 검찰·경찰 피신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을 동일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검사 작성 피신조서는 전문증거의 성격을 갖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증거능력이 인정되기 어려우며, 검사 작성 피신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을 완화한 것은 자백 확보 중심의 수사를 유도하고 피의자의 방어권 행사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인권위 의견은 일리가 있다. 특히 이른바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수사의 대상이 됐던 전직 법관이 검찰 피신조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법재판소도 2005년에 이어 형사소송법 제312조의 위헌 여부에 대한 심리에 착수한 상태다. 사실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는데도 검사 작성 피신조서에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것은 일본을 제외하고는 다른 나라에서 유사한 입법례를 찾기 어렵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04년 12월 16일 검사 작성 피신조서의 형식적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실질적 진정성립이 추정된다는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는 의미 있는 판결(2002도537)을 내렸다. 이후 검찰의 수사실무는 수사 과정에서의 변호인 조력권을 보장하고 조사 내용의 녹음과 영상녹화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변화했지만, 인권적인 측면에서 보면 아직도 미흡하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지 15년이 흘렀다. 이제 직접심리주의와 공판중심주의 강화라는 시대적 요청에 보다 충실히 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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