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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어떠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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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가끔 기업체 등에서 민사집행 실무관련 강의를 하는데, 법률신문에서 읽은 어느 판사님의 '업(業)의 본질(本質)'이라는 글을 조금 수정해서 소개하며 시작하곤 한다. 지금 종사하고 있는 업(業)을 '어떠한 마음'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그 본질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판사가 어떠한 마음으로 재판에 임하느냐에 따라 재판받으러 온 당사자나 대리인들에게 같은 판사가 아닐 수 있다. 직장에서 어떠한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후배들에게 같은 선배가 아닐 수 있고, 동료들에게 같은 동료가 아닐 수 있을 것이다. 강의를 하기도 하고 듣기도 하지만, 강사가 어떠한 마음으로 강의를 하느냐에 따라 교육생들에게 같은 강사가 아닐 수 있을 것이다.

 

법률신문 기사를 보다보면 매우 공감 가는 내용을 접할 때가 있다. 형사소송에 '원격 영상 증인신문'에 대한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한 번도 '원격 영상 증인신문'이 이뤄진 적이 없었지만, 모 법원에서 관련법 규정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원격 영상 증인신문'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피고인의 동의도 얻어 피고인의 절차적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사법사상 처음으로 형사재판에서 '원격 영상 증인신문'을 실시하였다는 기사를 보고 그 재판에 임한 법관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또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들은 사실상 면책이 목적이고, 그것도 신속하게 면책을 받는 것을 원하고 있으며 법제도 역시 면책불허가사유가 없는 한 필요적으로 면책을 해주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파산관재인이 법에 규정도 없는 수많은 서류 제출을 요구하고 그로 인해 면책이 한 없이 지연되어 늦어지고 있어 3000건이 넘는 개인파산사건이 쌓여 있고 접수된 지 2년이 넘어서야 심문을 하는 상황에서, 과감하게 파산절차를 진행하여 짧은 기간 동안, 쌓여있던 3000건이 넘는 사건을 처리하였다는 내용의 칼럼을 보면서, 같은 제도하에서도 어떤 마음으로 그리고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하는 점을 느낄 수 있다. "일을 하려는 사람은 방법을 생각하고, 하지 않으려는 사람은 구실(핑계)을 생각한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한다. 공정성의 문제와 관련하여 진정한 공정을 위해서는 '보편'의 원칙과 '비례'의 두 원칙 중 하나도 포기할 수 없으며, 비례는 우리의 본성이고 보편은 우리의 이상이니 본성을 무시하여서는 결코 오래 유지할 수 없고, 이상을 잊으면 무의미하다는 어느 판사님의 글과 마음도 매우 공감이 간다.

 

변론주의와 직권탐지주의, 사법 소극주의와 적극주의 같은 상반되고 양면성이 있는 논거들 역시 결국은 법과 제도가 그 본래의 취지대로 바르게 운영되도록 하기 위한 논의들일 것이다. 석명의 의무를 도외시한 변론주의나 사법소극주의가 당사자에게 책임을 돌리며 불의타 재판을 합리화하거나 긴급한 당사자들의 권리구제요청을 매우 소극적으로 엄격하게 판단하게 하여 사실상 권리구제 요청을 거절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또한, 재판의 독립성 보장과 막강한 재량권 부여가 개인의 주관적인 신념과 결합하여 납득하기 어려운 보정명령이나 각하 또는 기각하는 재판을 하는 것을 용인하거나 묵인하는 모습으로 발현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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