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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더 신뢰받는 경찰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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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제도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최선을 다해 연착륙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이렇게 기사가 나오니 아쉬울 따름입니다." 

 

경찰청(청장 민갑룡)이 지난 달 7일 전국 255개 경찰서에서 확대 시행한 '자기변호노트' 제도가 정작 일선 경찰서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찬밥신세'라는 본보 보도가 나가자<2019년 11월 25일자 3면 참고>, 한 경찰청 간부가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한 말이다. 이 밖에도 여러 경찰관들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고충 섞인 항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일부 사례를 가지고 성급하게 일반화했다"거나 "시행 초기인데, 질책보다는 격려가 더 필요한 것 아니냐"는 내용이 대다수였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땀흘려 일하고 있는 일선 경찰관들의 어깨에 또다른 짐을 보탠 것은 아닌지 되돌아봤다. 사실 이번 취재는 단순한 '소시민적 기대감'에서 출발했다. 기존 수사관행에서 벗어나 피의자 등 사건관계인의 방어권과 인권을 적극 보장하는 경찰로 탈바꿈하겠다는 약속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지 궁금했다.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진정한 변화'를 하는지가 궁금했던 것이다.

 

국민 역시 경찰에 많은 것을 바라고 있다. 법(法)에 대한 인상과 신뢰는 시민들과 접촉이 많은 경찰을 통해 1차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다수의 국민은 경찰이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수사해 줄 것을 기대한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자기변호노트' 제도를 전국 경찰서에서 시행하기로 결정한 배경에는 이 같은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려는 경찰의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혁신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좀더 디테일한 영역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야 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피부에 와닿게 시행되지 않으면 허울에 불과하다.

 

다행히 경찰은 취재 도중인 21일 자기변호노트 시행 실태를 재점검하고, 메모를 위한 책상을 제공하는 등 보완책도 시행하겠다고 서둘러 발표했다. 철저한 관리를 통해 '인권 경찰'로 거듭나는 성과를 내기 바란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