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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등기법 개정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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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에 정부입법으로 제출된 부동산등기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를 통과하였다. 그런데 변호사나 법무사가 대리인으로서 권리에 관한 등기를 신청하는 경우, 등기신청을 위임받을 때 위임인의 등기신청의사를 직접 확인하게 하도록 하는 조항이 제외되었다. 이 조항은 전자등기시대로 나아가기위해 필수적인 전제조건으로써 등기의 진정성을 보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였다. 부동산 등기신청이 전자적으로 이뤄지는 경우 최초 입력값은 대부분 등기신청을 위임받은 변호사나 법무사가 작성하게되므로, 위임인의 진정한 등기신청의사를 직접 확인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등기의뢰인인 국민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변호사나 법무사를 직접 만나 권리확보를 위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더 나아가 좀처럼 만나기 힘든 법률가들을 직접 만날 기회를 가질 수 있어 대국민 사법접근권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재산의 전부나 다름없는 부동산을 거래하면서 변호사나 법무사를 직접 만나 법률서비스를 받는 것을 번거롭다고 여기기보다는 오히려 반길 것이다. 

 

반면 수십 명의 다양한 형태의 사무원을 통해 자신의 사무실에서 어떤 부동산거래가 이뤄지는지 알지도 못하고 통제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제적 이득만 누려온 변호사나 법무사들이라면 이 법안에 대해 쌍수를 들어 반대의 목소리를 냈을 것 같다. ‘국민들이 절차에 번거로움을 느낀다’라거나 ‘개인정보침해우려가 있다’는 등의 공익을 내세웠지만(公心) 사실은 무자격자를 이용하여 사익을 취하려는 것(私心)은 아닐까라고 추정해본다. 부동산등기신청을 위해 서류를 받아 등기소에 가서 신청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혹시나 해서 등기신청접수 직전에 가압류나 가처분 촉탁등기가 들어오지는 않았는지 불안하여 검색을 한다. 부동산등기의무자가 직접 오지 못하고 배우자나 자녀가 모든 서류를 가지고 와서 등기신청을 의뢰할 때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런 경우 위 개정 조문이 있다며 진땀을 흘려가며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확인하거나 아예 사건을 물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부동산전자등기신청이 전면화되고 위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부동산등기시에는 반드시 등기위임인이 변호사나 법무사를 직접 만나야한다는 관행이 뿌리내린다면, 사무실에서 대립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반대급부이행을 확인함과 동시에 부동산 전자등기를 신청하고 접수증을 그 자리에서 출력해주는 부동산거래가 일반화될 것이다. 이렇게 안전하고 편리하며 일상적인 법률서비스가 동반되는 부동산거래가 가능한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다려본다.

 

 

백경미 법무사 (로앤법무사)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