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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불편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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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부쩍 쌀쌀해졌다. 이럴 때 일수록 온화하고 따뜻하며 정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불편한 글을 쓰려고 한다. 사법부의 재판권에 대하여는 판사에게 막강한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상당한 재량권이 부여되어 있기도 하다. 이렇게 한 취지는 외부로부터의 부당한 간섭 등에 영향을 받지 말고 중립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공평하게 합리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라는 취지이지, 그것이 담당자 개인의 주관적인 신념에 따라 자의적으로 권한을 행사해도 된다는 취지는 결코 아닐 것이다.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소장을 제출한 후 상당한 시간이 걸려야 변론기일이 지정되고 재판이 진행된다. 양 당사자 모두에게 가능하면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주려고 배려하고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주장이나 청구내용을 바꾸거나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도 상당히 주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병원 응급실의 경우 매우 위급하여 당장 시간을 다투는 경우가 많고, 기다릴 여유가 없이 당장 응급조치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응급의료 종사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치료를 거절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법원의 업무 중에도 병원 응급실 못지않게 급박한 경우가 상당수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가압류 등 보전처분 사건이다. 이런 업무에서 담당자의 부적절한 처분은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거절하는 것 못지않게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병원의 경우는 다른 병원으로 옮길 수 있지만, 법원의 보전처분은 당사자가 마음대로 선택해서 법원을 옮겨서 신청할 수도 없다. 오랫동안 그리고 지금도 쉽지 않은 여건과 상황에서도 긴급한 권리구제 제도의 취지에 맞게 많은 판사 분들이 훌륭히 그 역할을 수행하여오고 있음에 감사를 드린다.

 

그런데 간혹 이해하기 힘든 보정명령이나 각하로 인해 당혹스러운 경우가 있다. 물론 채권자가 피보전권리나 보전의 필요성도 없이 부당하게 보전처분을 남용하는 것을 법원에서 경계하고 검토하는 부분이나, 개별 사건에 대한 법관의 판단이 다를 수 있는 부분은 이해가 되지만, 매우 긴급한 보전처분 신청을 대행한 전문가에게 의뢰인인 채권자와의 위임관계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보정명령도 없이 각하한다거나, 전속관할로서 전국 법원이 같은 기준으로 업무를 처리할 것이 요청되는 관할문제를 유독 특정법원에서만 그것도 종전과 달리 근래에 들어 관할을 인정하지 않는 업무처리를 하는 것은 이론적인 논의는 별개로 하더라도 법원의 재판권 행사와 관련해서는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매우 긴급한 보전처분을 보정명령 조차도 없이 각하시키거나 하는 것은 응급실에서 매우 위급한 환자를 거절하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더욱이 오랫동안 같은 방법으로 신청해왔었고 다른 법원에서는 물론 심지어 같은 법원에서조차도 다른 판사는 아무런 문제를 삼고 있지 않는데, 갑자기 특정법원이나 특정 판사만의 독자적인 기준으로 다수 사건을 이렇게 처분하는 일이 있다면 수긍하기 어려울 것이다. 전국 가압류 사건의 모든 보정명령과 각하결정 이유 등을 공개하는 시스템이라도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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