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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이주민 출신 국회의원’이었던 여성이 정당을 옮겼다는 뉴스가 최근 화제가 되었다. 그녀는 1977년생으로서 1995년에 한국 남성과 결혼하였고 1998년에 한국 국적을 취득하여 21년째 인생의 반을 한국인으로서 살고 있다. 국회의원일 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일했고, 그녀의 아들도 군 입대를 하니,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의 국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와 같은 한국인을 '이주민'이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이러한 시선은 이주민 또는 이민자를 어느 특정 국가 출신이라고 보는 편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국회의원 시절, ‘이민사회기본법’과 ‘이주아동권리보장기본법’을 발의했으나 입법화까지 되지 못하였고, 지금까지도 이에 준하는 법령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또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이민'이라는 법률용어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 "한국에는 이민정책이나 이민 문제를 전담하는 정부기관(예컨대, 대통령 직속 기구나 위원회 등)이 없다"고 지적하였다. 이렇게 이주민 출신 한국인만큼 대한민국의 이민 관련 문제, 법률, 정책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이들의 목소리도 점차 커질 것이라고 예상된다. 

 

2018년 말 기준으로 ‘외국인 주민’ 수는 200만명을 넘는다고 한다. 여기에는 한국 국적을 아직 취득하지 않은 외국인도 포함되나, 이제 외모가 이국적인 한국인의 수는 웬만한 도시 인구와 맞먹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성인으로 성장한 2세들도 늘어나고 있고,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자기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들 역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가지게 될 것이다. 이미 2010년부터는 1993년 이후 태어난 한국 국적의 다문화 청년들도 군 복무 의무를 부담한다.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면 납세의무도 부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상 기본권과 실정법상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미국 유학 시절, 한인교포를 만났을 때 자신을 스스로 ‘미국인’이라고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약간 서운한 느낌도 들었지만, 그만큼 미국이 이민자 출신에게도 공평하게 많은 기회와 혜택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여러 가지 사회적 배려도 인상 깊었는데, 예를 들어 다양한 '소수자 배려 제도'뿐만 아니라,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영어교육을 해주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었고, 한글로 자동차면허 필기시험을 볼 수 있는 제도도 있었으며, 버스에는 다른 언어와 함께 한글로 기재된 안전 안내 표지판도 있었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 "대한민국에서 안전하고 좋은 경험을 하였고, 앞으로도 계속 살고 싶다"고 인터뷰 하는 동영상을 종종 보게 되는데, 이들 중에 국적을 대한민국으로 바꾸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자신 있게 “그렇게 하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들을 위한 법 제도 인프라의 확대와 사회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멀지 않은 미래에 법원에서 이주민 출신 판사, 검사, 변호사를 만나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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