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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프리즘

#ME_Too에 With_U로 함께 응답하는 ‘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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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생애 첫 해외 순방강연을 다녀왔다. 일주일 간 LA와 워싱턴 D.C에서 외교관 및 해외공관 임직원 대상 성폭력예방교육을 진행했다. 변호사 개업을 하면서 부업의 일환으로 폭력예방교육전문강사 자격을 취득하고 소소하게 강연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미투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재판보다 강연이 더 많아지기 시작하더니 약 200회에 이르는 젠더폭력 관련 강의를 진행하게 되었다. 강연 대상도 공공기관 및 기업 임직원·교직원·NGO·검찰·경찰·밀레니얼 세대 등 매우 다양해졌으며, 서울·경기도·충청도를 넘어 미국까지 강연이 이어졌다.

 

작년 초 본격적으로 시작된 우리사회 미투물결은 다양한 영역으로 퍼져 나갔다. 미투 사건이 우리사회에 어떠한 파장을 미쳤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적어도 폭력예방교육 현장에서 미투국면 전후의 온도차는 확연한 것 같다. 나는 기본적인 젠더폭력에 관한 법 강의를 하고 있을 뿐인데 법조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여 해외까지 강연을 다니게 된 상황 자체가 놀라울 따름이다. 몇 해 전만 하더라도 의무교육 시간에 '내가 왜 이런 교육을 들어야 하나'라는 반항적인 눈빛으로 팔짱을 끼고 있던 사람들이 점점 흥미로운 눈빛으로 팔짱을 풀고 손을 들기 시작하고 사비를 털어 주말 황금시간에 진행되는 강연을 신청하는 현상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분야별 변화의 속도를 측정했다. 가장 빨리 움직이는 비즈니스 영역을 100마일로 기준 삼아 90마일은 NGO, 60마일은 가족형태, 30마일은 노동조합, 25마일은 정부 관료조직, 10마일은 학교, 5마일은 국제기구, 3마일은 정치시스템, 그리고 모든 것이 달려가도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법의 속도를 1마일로 측정했다. 성인지 감수성 변화의 속도에 있어 법의 순위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 강연을 듣는 사람들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변화의 속도가 올라가면 언젠가 법조계 성인지 감수성 변화에도 가속도가 붙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담아, ‘#ME_Too에 With_U로 함께 응답하는 法’ 강연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김재희 변호사 (김재희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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