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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오보언론 출입제한’ 폐지되어야 한다

10월 30일 법무부는 법무부 훈령 제1256호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을 제정하여 12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 훈령은 검찰의 내사사실을 포함해 피의사실과 수사 상황 등 형사사건 관련 내용은 원칙적으로 공개를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하여 공개하는 경우에도 전문공보관이 공보자료로만 공보할 수 있고, 공개 여부에 대한 결정은 민간위원이 과반수로 구성되는 '형사사건 공개 심의 위원회'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훈령은 수사 중인 사건관계인에 대한 공개소환 및 촬영은 전면금지하고 검찰청내 포토라인의 설치도 금지하도록 하고 있으며, 검찰총장 및 각급 검찰청의 장이 오보를 한 기자 등 언론기관 종사자에 대하여 검찰청 출입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훈령에 대하여 사건관계인의 인권보장과 국민의 알권리가 조화를 이루도록 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와 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훈령은 사실상 언론의 수사 관련 취재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어 언론의 비판과 감시 기능을 상실시킬 우려를 낳고 있다. 훈령 내용과 같이 수사 및 공소유지 업무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전문공보관만 언론과 접촉할 수 있도록 하고, 수사 관계자들의 언론접촉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경우 언론의 수사과정에 대한 감시, 검찰 내부의 비위에 대한 감시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훈령 제33조 제2항에서 오보를 한 기자 등 언론기관 종사자에 대하여 출입제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언론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불러 일으키고 있다. 법무부는 기존에 있었던 내용이라고 하고 있으나,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상의 오보 언론사에 대한 출입제한 조치에 대하여도 이미 문제로 지적되어 사실상 사문화되었던 것인데 이를 삭제하기 보다는 오히려 강화하여 이번 훈령에 넣었어야 할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 더욱이 종래에는 청사출입제한 조치만이 규정되어 있었으나, 이번 훈령에는 ‘출입제한 등의 조치’라고 하여 출입제한 외에도 다른 조치가 가능하다고 해석될 여지를 두고 있고, 사건관계인 외에도 ‘검사 또는 수사업무 종사자’의 명예, 사생활 등 인권을 침해하는 오보를 이유로 한 출입제한 조치 등도 가능할 수 있어 언론보도를 위축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이번 훈령은 검찰수사 뿐만 아니라 검찰 및 검찰공무원의 개인 비리에 대한 언론의 감시기능을 약화시키고, 검찰수사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를 형해화시킬 우려가 있다. 행정규칙에 불과한 법무부 훈령이 헌법상 기본권인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는 위헌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이번 훈령에 대하여는 직접 이를 이행할 대검찰청조차 '출입 제한 조치'는 언론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이지 검찰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반대의견을 법무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검찰개혁이라는 대통령 지시사항 이행에 급급하여 졸속으로 제도를 시행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진정한 개혁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법무부는 지금이라도 오보언론 출입제한 조치와 같은 과거회귀적인 규정을 폐지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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