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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 장소 확대

50여권 책을 들고 서울·대전으로
수험생 입장에서 부담 될 수밖에
강원지역 대학도 시험장소 지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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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8일 인터넷 판 법률신문에 내년 1월 7일부터 11일까지 4박 5일간 치러지는 제9회 변호사시험(이하 '변시'라 한다)부터는 고사장이 서울, 대전, 부산, 대구, 광주에 이어 전북대 로스쿨(입학정원 80명)과 원광대 로스쿨(입학정원 60명)이 있는 전주로 확대돼 수험생들의 편의가 증진될 것이라는 기사가 났다. 이어 "이에 따라 강원도와 제주, 충북을 제외한 전국에서 변호사시험 응시가 가능해졌다. 앞으로 강원도와 제주 등 나머지 지역으로도 시험장 확대가 이뤄지면 변호사시험 수험생들의 편의가 크게 증진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강원대와 제주대의 입학 정원은 각 40명이고, 충북대의 입학정원은 70명이다. 그렇다면 강원대가 소재한 춘천 등은 언제 변시 시험장으로 지정될 수 있는가? 

 

변시 장소는 애초에 서울 소재 4개 대학에서만 실시하다가 대전(충남대)이 추가되고, 올해 8회 변시부터는 대구(경북대, 영남대), 부산(부산대, 동아대), 광주(전남대)로 확대되더니 내년부터는 전주(전북대, 원광대)까지 확대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변시를 주관하는 법무부 담당 과장은 전주가 추가됐다는 보도가 난 당일 오후에 강원대 등 3개 대학 로스쿨 원장에게 전화해 강원대 등이 변시 장소에서 제외됐다는 취지를 통보했다. 강원대는 지역 언론과 지역 의회를 통해 변시 장소 유치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이번 발표로 찬물을 뒤집어 쓴 꼴이 됐다. 

 

강원대 로스쿨생들은 변시를 보기 위해 50권 이상의 책을 들고 서울이나 대전으로 이사를 가야한다. 최소 1주일에서 길게는 보름 정도를 고사장 기숙사나 주변의 여관 등에서 지내야 한다. 그 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이동에 따른 시간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변시를 코앞에 둔 수험생의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최근 로스쿨별 변시 합격률이 공개되는 형편에 이러한 사정은 합격률에도 당연히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학생들은 모교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면 말할 것도 없이 모교에서 응시하겠다고 입을 모은다. 평소 공부하던 장소에서 그 분위기 그대로 시험을 보는 것과 시험을 눈앞에 두고 승용차 트렁크에 가득찰 정도의 책을 들고 이사를 가서 시험을 보는 것이 어떠한 차이가 있을지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아도 불문가지(不問可知)이다. 

 

법무부에 공식적으로 요청한다. 아직 변시 장소가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이라면 위에서 제외된 강원대 외 2개 학교도 변시 장소로 지정해 주기를 바란다. 그럴 수 없다면 강원대 등이 제외된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설득을 해야 한다. 응시인원이 소수라는 이유로 제외했다면 이는 소수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라 하지 않을 수 없고, 굳이 헌법 위반 문제를 들먹을 필요도 없다. 소수라서 차별받는 사례는 이 밖에도 충분히 많이 있다. 예산 등 시험관리상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면 그 사정을 설명하고 내년부터는 반드시 포함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해줘야 한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인 수학능력시험뿐만 아니라 로스쿨 입학자격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은 춘천, 제주 등에서 모두 실시되고 있다. 서울에서만 변시를 볼 때는 그려러니 했으나 시험장이 확대돼 이제 힘없고 소수인 강원대 등 3개 학교만 남은 상황에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설득을 하고 언제부터 변시를 시행할 수 있는지 약속을 해주기 바란다.

 

 

김대희 교수 (강원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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