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목요일언

워킹맘의 고민

156632.jpg

얼마 전 미국 NBC 생방송 아침 뉴스에서 여성 앵커 코트니 큐브가 터키의 시리아 침공 속보를 전하고 있는 도중, 큐브의 네 살짜리 아들이 스튜디오에 난입하여 엄마를 부른 장면이 그대로 중계되어 화제가 되었다. 큐브는 20년 경력의 베테랑으로, 속보 편성으로 아이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줄 수 없어 쌍둥이 형제를 데리고 출근했다고 한다. NBC측은 이날 트위터에 방송사고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고, 큐브는 많은 응원을 받았다.

 

큐브는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출근하는 도중, 아이가 스튜디오에 난입해서 엄마를 부른 순간, 애써 침착한 척 생방송을 마친 후, 무슨 생각을 했을까? 돌이켜 보면 나도 일하는 엄마가 된 후 당황하거나 속을 태운 기억이 한두 번이 아니다.

 

소싯적에는 나는 결혼해도 평등한 부부생활을 이루어내고, 아이를 낳아도 일에서 인정받으며, 다른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웬걸, 아이를 낳고 보니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지방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한 날이면 어김없이 아이의 우는 목소리가 들리는 전화가 왔고, 아이를 봐주는 분이 그만두게 되어 구인광고를 올리면 며칠간은 전화통에 불이 나서 일의 흐름이 자꾸 끊겼고, 아이가 아프거나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다 내 탓 같았지만 일을 해야 하니 집에 갈 수도 없었다.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주양육자 역할은 여전히 엄마가 담당해야 했고, 남성들 위주의 네트워킹 문화에서도 소외감을 느끼곤 했다. 업무에서 원하는 대로 성과가 나오지 않거나 아이 교육에서 구멍이 생기는 느낌이 들 때면, 왜 양쪽 다 놓지 못하고 이러고 있는지 회의가 들었다.

 

사실, 변호사로 일하면서도 종종 애엄마인데 잘 할 수 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는 것이 현실이라, 이 글을 쓰면서도 회사나 의뢰인에게 프로답지 못하다는 인식을 줄까봐 망설여진다. 그러나 일하는 엄마라면 모두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고, 이러한 환경에서 워킹맘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본인의 강단과 노력은 물론 주변의 지원과 지지가 필수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육아를 통해 삶에 대한 이해와 공감능력을 높여 워킹맘의 장점으로 승화시키자고 다짐한다. 생방송 뉴스에 앵커의 어린 아들이 등장한 것이 한국이더라도, 질책 대신 응원을 받을 수 있는 사회, 양육의 책임을 나누어 지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김미연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관련 법조인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