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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관·검사 평가는 변호사의 의무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실시하는 올해 검사평사서 제출기한이 10월말로 다가왔다. 매년 11월까지 실시되던 검사평가가 앞당겨진 것은 지난해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이 변협과 간담회에서 검사평가를 앞당겨 달라는 취지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다. 검사 인사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1월 초에는 평가보고서를 받아 보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변협은 이를 검찰이 변호사들의 검사평가를 무겁게 받아들이는 징표로 평가하고 있다. 검찰이 검사평가를 검사들의 인사평정에 반영한다면 대단히 긍정적인 진전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법관평가는 2009년부터 매년 실시되고 있지만 그 결과가 재판에 임하는 법관의 ‘자기검열’을 강화하는 정도의 효과를 거둔 것 이상으로 법관의 인사평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없다. 대법원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이유로 인사고과에 반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관평가는 고압적인 재판 진행의 개선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법원의 변화를 바라는 주변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대법원의 인식전환이 필요할 때다. 이러한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법관과 검사를 평가하는 데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실제로 2009년 법관평가제를 처음 도입할 때에는 서울회 소속 변호사 중 491명이 참여해 1039건의 평가표를 제출한 것이 전부였지만, 2018년도 법관평가에는 2132명이 참여해 1만7878건의 평가표를 제출하였다. 서울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들이 상시로 판사평가에 참여할 길을 마련하고 있다. 검사평가제 역시 처음 실시된 2015년에는 참여율이 전체변호사의 3.4%였으나 이후 약 10%로 올랐다. 검사평가 제출건수도 첫해 1000여건에서 지난해 6000여 건 가깝게 접수돼 어느 정도 정착 단계에 이르렀다고 하겠다. 그러나 전체 변호사들의 의견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통계적으로 어떤 결과가 유의성을 가지려면 모집단에서 사용되는 표본의 수가 많아야 하고 그럴수록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론조사의 결과가 정책에 반영되는 이치다. 살피건대, 법관평가든 검사평가든 그 본질은 공무원들의 대국민서비스의 질을 따지는 민원의 성격을 띤다. 그 결과를 통하여 인사권자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강력한 여론의 힘과 같이 일선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대적이다.

 

이를 위한 유인책도 존재한다. 예컨대, 서울회는 법관평가서를 제출하면 1건 당 1시간씩의 공익활동인정 및 1건당 200점씩의 회원포인트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법관과 검사 평가를 대하는 변호사들의 인식이다. 자신이 행하는 평가가 단순히 일개 법관이나 검사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을 표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법부를 감시하는 국민의 대변자라는 소명의식이다. 이런 소명의식에서 의무감을 느낄 것이다. 아울러 사법부 개혁, 검찰 개혁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변호사들이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