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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의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에 대한 법률개정 의견'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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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이 취임하였다. 필자는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학자로서 2018일 6월 18일자 법률신문에 기고한 ‘미성년자 의제강간·강제추행 연령개정론’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자 한다. 장관은 13세 이상 19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성인과 ‘합의성교’한 경우 미성년자가 장애가 있거나, 성매매 속칭 ‘원조교제’ 또는 폭행·협박 등이 있는 사안을 제외하면 성인에 대하여 처벌이 불가능한 현행법의 문제점을 제기하였다. 장관은 위와 같은 법률의 문제점에 대한 개정론으로 중학생으로 볼 수 있는 13세 이상 16세 미만과 고등학생인 16세 이상과 19세 미만을 분리하여 상대방을 처벌할 것을 제안하였다. 즉 기존 형법과 특별법으로 처벌되는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와의 성행위, 13세 이상 19세 미만의 장애가 있는 미성년자와 성행위, 미성년자와의 속칭 '원조교제', 폭행·협박 등의 방법으로 성교한 상대방을 처벌하는 현행 처벌조항은 그대로 두고, 13세 이상 16세 미만에 대하여는 ‘미성년자가 양육·교육 기타 보호를 받는 대상인 경우 또는 장애가 있는 경우’ 합의성교한 성인 상대방을 처벌하고, 나머지는 범죄로 처벌하지 않은 채 성인에 대한 행정제재만을 부과하고, 16세 이상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주로 고등학교 학생)의 경우 미성년자가 장애가 있는 때에 한하여 성인 상대방을 처벌하고, 상대방이 교사·강사인 경우에만 성인에 대하여 행정제재만을 가하는 법률개정안을 제안한 것이다. 장관은 위 주장의 논거로 16세 이상은 고등학생으로서 그 연령대의 미성년자들은 성적 판단 능력이 있다고 보면서 그 예로 주인공들이 16세로 설정된 ‘춘향전’과 15세 남자 고교생과 40세의 여교사로 만난 프랑스 대통령 부부를 열거하였다. 장관은 16세 이상의 미성년자와 합의성교한 성인을 처벌하는 것은 16세 이상의 미성년자들에 대한 ‘보호’의 명분 아래 성적 금욕주의를 형법으로 강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하면서 16세 이상의 미성년자들의 성적 결정의 ‘자유’에 무게를 두는 견해를 표명한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16세 이상의 고등학생이 성적 판단 능력 즉 ‘성적 자기결정권’을 합리적으로 행사할 것이므로 그들에게 ‘자유’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장관의 견해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현행 형법이 제정되었던 1953년과 현재를 비교하면 음란물의 판단 기준 완화, 미성년자들의 성(性)에 대한 접촉 빈도 증가, 도시화 및 가족관계 변화 등으로 인하여 미성년자들의 성적(性的) 활동 가능성이 높아졌고, 성인들이 이러한 청소년들을 성적으로 악용할 가능성도 증가한 반면 미성년자들의 성을 악용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은 1953년 형법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공직선거법상 선거권은 19세 이상의 국민들에게만 부여되고, 민법도 19세를 성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지 않은 미성년자의 법률행위는 취소할 수 있고, 18세가 된 경우에도 부모 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 법률상 혼인이 가능하도록 하는 등으로 미성년자를 ‘보호’하고 있으므로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하여서만 특별히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필자는 고등학생과 같은 일정한 연령대 이하의 미성년자들은 성적 행위에 대한 판단과 결정의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므로 미성년자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하여 ‘자유’보다는 ‘보호’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장관의 견해를 따를 경우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미성년자가 양육·교육 기타 자기의 보호를 받는 대상이 아닌 경우 또는 위와 같은 관계가 종료된 경우(예를 들면 성년의 학원 강사가 학원 수강기간이 종료된 후 수강생이었던 15세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경우) 그 상대방에 대한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허점이 있다. 또한 성인 교사·강사가 16세 이상 미성년 학생 간의 성교의 경우 성인에 대한 행정제재만 이루어진다 점도 매우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으로는 우리나라보다 먼저 성의 개방화가 이루어진 미국의 법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 모범 형법 및 대부분의 주 형법은 16세 내지 17세 미만의 미성년자의 성행위 상대방 연령이 미성년자보다 4년(또는 5년)을 초과하는 경우 그 상대방을 처벌한다. 미성년자의 성행위 상대방 연령이 미성년자보다 4년 또는 5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이 미성년자를 심리적으로 이용 또는 지배할 수 있으므로 미성년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아 그 상대방을 법률상 강간으로 인정하여 형사처벌을 하는 것이다(statutory rape). 미성년자가 4년(또는 5년) 이내 상대방과 성관계를 하는 경우 즉 미성년자 상호간의 ‘불장난’에는 위와 같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으므로 처벌대상이 아니다{속칭 로미오와 줄리엣 법률(Lomeo and Juliet Law)}. 미국 형사법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적절하게 행사할 수 있는 나이(age of concent)를 16세 내지 17세 이상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 형사법은 위와 같은 미성년자의제강간(statutory rape)에 대하여 미성년자의 연령이 16세 미만이라는 점을 몰랐다는 점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이 없었다(the absence of fault or criminal intent)는 주장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행위 결과만으로 처벌하는 엄격한 법집행을 함으로써(strict liability) 미성년자들의 미성숙한 성적 자기결정권을 법률에 의하여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우리 형법 제305조의 ‘미성년자의제강간’의 연령을 17세로 상향하는 방향으로 개정하되 미국 법률과 같이 미성년자 상호간의 ‘불장난’에 대한 처벌 예외규정도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법률개정이 이루어진다면 무죄가 선고된 42세의 남자와 15세 여중생의 성관계 사건(대법원 2014.11.13. 선고 2014도9288 판결), 기소되지 않았던 33세 중학교 여교사와 15세 중학교 남학생과의 합의 성관계 사건 등은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 될 것이고, 고등학생 이하 미성년자들의 불완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은 법률에 의하여 보호될 것이다. 더불어 위 개정 법률 조항을 '로미오와 줄리엣 법'이 아닌 ‘성춘향과 이몽룡 법률’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중환 변호사 (법무법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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