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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가 말하는 변호사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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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성공한 변호사가 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아니?”

 

몇 년 전 선배로부터 들은 질문이다. 선배의 답은 ‘불행한 가정’이었다. 가정이 행복하면 집에 일찍 들어가고 싶고, 그만큼 일할 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유였다. “이러려고 변호사가 된 게 아닌데….” 사실 나를 비롯한 많은 저년 차 변호사들은 이런 경험을 통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우리는 어떤 변호사가 되어야 할까?” 이 질문에 200년 전 쇼펜하우어가 답을 한다.

 

“유명한 변호사는 어떤가?”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유명해 져서 방송에 자주 나오는 것도 좋다. 오늘 날 우리는 (아직도!) 영어공부를 하고, 대학원도 다닌다. 승진을 위해서라면 양심에 반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쇼펜하우어는 타인의 눈에 비친 모습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딱히 그것 말고는 다른 방법을 모르는 빈약한 사람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한다.

 

“부유한 변호사는 어떠한가?” 예전에는 외제차를 타는 변호사도 동경의 대상이었지만, 요즘에는 아무래도 자기 아파트가 있는 변호사를 따라올 수가 없다. 얼마 전 서울시내 고등학생들이 꼽은 장래 희망으로 건물주(16.1%)가 공무원(22.6%)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하니 그 위력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대다수 철학자들은 쓰고 남을 정도의 부는 우리의 행복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쇼펜하우어의 결론은 '건강하고 명랑한 변호사'이다. 건강은 어떤 재산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건강한 거지는 배고픈 국왕보다 행복하고,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외부 환경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우리의 모습이라고 했다. 그러니 나날이 운동하고 하루 하루를 일생처럼 충실히 살라고 강조했다.

 

우리 주변에는 닮고 싶은 선배들이 많다. 높은 자리에 오른 선배, 유명한 선배, 그리고 무려 자기 건물이 몇 채씩 있는 선배까지. 그런데 언제부턴가는 취미로 드럼을 치는 선배, 마라톤을 하다가 이제 나이가 들어 무릎이 아프다며 암벽 등반으로 전향(?)한 선배, 그리고 불혹에 가까운 나이에도 불구하고 늘 사랑에 빠지는 선배들에게 마음이 간다.

 

마지막으로 쇼펜하우어는 출세와 명예를 위해서 가족이나 건강을 희생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다면서, 이런 간단한 깨달음을 빨리 얻는 편이 행복을 위한 지름길이라며 충고한다.

 

 

이종수 변호사 (법무법인 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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