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설

검찰·경찰의 수사기록 공개 확대 절실하다.

우리 사회가 민주적이고 인권친화적으로 바뀌었는데도 수사기록 공개와 관련한 경찰·검찰의 태도는 아직도 매우 경직되고 제한적이다.

 

고소한 사건이 무혐의로 결정될 경우 피고소인 측 진술서류는 수사기밀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안 된다 하더라도, 수사결과가 요약돼 있는 경찰의 송치의견서는 고소인이 볼 수 있어야 어디에서 수사가 왜곡됐는지를 알고 검찰에서라도 보완할 수 있는데, 현실은 경찰 의견서도 공개를 허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실제로 피의자 측이 경찰·검찰의 수사내용을 거의 모르다가 기소 후 뒤늦게 알고서 반대자료를 제출해 석방되거나 무죄를 받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요즘은 경찰에서 수사기록이 송치되면 검찰이 당사자를 소환조사하지 않고, 경찰 수사기록 그대로 기소하거나 무혐의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크게 늘어나 당사자가 잘못된 수사결과를 시정할 기회조차 줄었다.

 

특히 근래 경찰에서 일반적인 고소사건은 직권에 의한 적극적 수사보다는 민사소송의 변론주의에 유사하게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제출하는 주장과 증거를 위주로 소극적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피고소인이 거짓 주장과 왜곡된 증거를 제출하면 고소인이 그 내용을 알아야 방어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해 경찰이 피고소인의 허위주장에 넘어가 무혐의 결정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므로 고소사건의 상대방 진술서류를 포함한 수사기록을 적극적으로 공개한다면, 공개로 인해 증거를 은닉·조작하는 부작용보다는, 진실을 가장 잘 아는 양측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허위와 진실을 밝혀서 정당한 수사결과를 도출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훨씬 클 것이다.

 

대법원은 이미 '개별 수사기록에 대한 구체적 거부 사유를 밝히지 아니한 채 수사기록 전부에 대하여 개괄적인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고(대법원 1999. 9. 21. 선고 98두3426 판결 등), 특히 '경찰의 송치의견서의 경우 고소인은 그 권리구제를 위하여 그 내용을 알 필요성이 큰 반면, 공개하더라도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0두7048 판결)이다. 헌법재판소 역시 '검사는 공익의 대표자로서의 진실을 발견하고 적법한 법의 운용을 위하여 수사기록의 원칙적·적극적 공개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헌재 1997. 11. 27. 선고 94헌마60 결정). 검찰이 이 같은 대법원·헌법재판소의 판례를 따르지 않고 있는 것은 수사기관 스스로 법을 무시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검찰·경찰이 수사기록 비공개를 계속 고집하면 수사오류를 시정할 기회를 박탈당한 고소인·피고소인은 진실과 억울함을 못 밝히게 되고, 이는 결국 검찰·경찰의 수사능력과 공정성에 대한 불신으로 직결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당사자들이 전관예우나 부정부패로까지 연결시킨다는 점이다. 이러한 밀실수사관행이 사법불신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검찰·경찰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및 대법원·헌재 판례 취지에 따라 수사기록 공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