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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형사전자소송의 조속한 도입을 바란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찬희)와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형사전자소송 도입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 민사·행정·가사·특허 재판 절차에서 실시되고 있던 전자소송을 형사소송에까지 도입하는 문제를 본격적으로 입법부 차원에서 검토한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형사전자소송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가감 없이 논의되었다. 발제자로 나선 정성민 판사는 형사소송 절차에서의 전자소송의 도입을 통하여 형사사법절차의 투명성이 증대되고, 피의자와 피고인의 기본권 보호가 강화되며, 종이기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점 등을 피력하는 한편, 형사사법정보의 집중과 남용의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점 및 사법부의 독립과 재판에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아울러 지적하였다. 형사전자소송의 도입은 예산과 인력의 한계점을 감안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되, 입법적 근거와 관련하여서는 종이소송을 전제로 제정된 형사소송법과 별도로 가칭 '형사소송에서의 전자문서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할 것을 제안하였다. 지정토론자들은 형사전자소송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그 도입에 대하여는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였다.

 

살피건대, 급속도로 발전하는 전자·디지털 기술은 그 접근성과 저장성을 날로 확대하여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 넘고 있다. 민사·행정·가사·특허 소송 그리고 형사약식절차에서 그 유용성이 입증된 전자소송이 정식 형사소송절차에서 불가능할 이유는 없다. 그동안 형사전자소송 도입을 꺼리게 만든 가장 큰 문제는 민감한 형사 사건과 관련한 이해관계인들의 개인정보가 외부에 유출되거나 공개될지 모른다는 우려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전자화된 개인의 형사 정보는 일단 유출되면 그 파급력이 지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형사소송의 전자화를 서둘러야 할 필요성이 더 크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현장의 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 형사재판을 준비하는 피고인이나 변호인들의 가장 큰 애로점은 형사기록을 입수하는 일이다. 종이로 된 형사기록을 접하기 위하여 법원이든 검찰청으로 직접 사람이 가서 일일이 복사를 하여야 한다. 일례로 국정농단 사건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록은 14만 쪽,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에서는 15만 쪽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과 시간의 낭비는 둘째 치고, 기록 복사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이 제대로 행사될 리 없고, 형사 재판이 원만히 진행될 리 만무다.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피고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수사는 전자화된 방식으로 진행되는 반면, 기소 이후의 절차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남아 있는 불균형의 산물이다. 이런 불균형을 시정하여 헌법불합치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형사전자소송은 조속히 도입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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