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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공정과 정의를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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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한국을 오가는 교포사업가와 대화를 나누다가 우연히 그가 살던 나라의 '부패', '공정'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얼마 전 경찰과 공무원이 어느 지역에서 도로의 제한속도를 낮추는 결정을 하였는데, 그 이유가 안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제한속도 변경을 하면 도로표지판 교체가 필요하게 되는데, 그 표지판을 교체하는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뉴스보도까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뉴스를 접하고도 사람들은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일이 일상적으로 자주 일어나서 그 나라 사람들은 오히려 "그러려니…" 하고 만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한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하지 않았겠나?"라고 하였다. 새삼 '부패가 만연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이나마 인식하게 되었다.

 

올해 초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2018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 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부패인식지수(CPI)란 공공부문의 부패에 대한 전문가의 인식을 반영하여 이를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것이다. CPI 70점대는 ‘사회가 전반적으로 투명한 상태'로 평가되고, 50점대는 '절대부패로부터 벗어난 정도'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57점이었고 180개 조사대상국 중 45위를 차지하여 작년에 비해 6단계 상승하였다. 상위권에는 덴마크(1위, 88점), 뉴질랜드(2위, 87점), 핀란드·스웨덴·스위스(3위, 85점), 독일·영국(11위, 80점), 호주(13위, 77점), 일본(18위, 73점), 미국(22위, 71점) 등이 있었다. 부패지수가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막연히 짐작했던 남미의 칠레가 27위(67점)로 우리나라보다 18단계나 높아 놀랐다. 그 외에 한국이 슬로베니아(36위), 체코공화국·리투아니아(38위), 라트비아(41위)와 같은 나라보다 더 낮은 순위에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직자의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지위남용 가능성과 공직사회의 부패정도가 많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었고 기업 활동과 관련한 일선 부패관행도 개선되는 추세라고 한다. 반면 정치와 기업 사이의 의심스러운 관계에 대한 평가는 낮은 점수라고 한다{국제투명성기구, 2018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 발표, 2019. 2. 7. 한국NGO신문 기사 참조}. 이 같은 내용을 보면서 세계에서 꽤 잘 살고 있는 나라로 평가받고 있는 대한민국은 아직 '공정'과 '정의'에 대해서는 좀 더 분발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최근 어느 장관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 이슈로 대학생들이 촛불집회까지 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는 여전히 '공정'과 '정의'에 대한 믿음과 열망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다시 보게 되었다. 선배로서 좀 더 노력해야 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가치가 정치구호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추구되는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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