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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원과 검찰의 업무에 국민참여 필요하다

국민참여재판이 시행된 지 11년이 넘었다. 비록 권고적 효력만 있어서 미국의 배심제와는 다르기는 하지만, 비법률가인 일반인의 참여를 제도화했다는 점에서, 국민참여재판은 제도의 출범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특히 단순한 권고에 더하여, 법원이 배심원단 평결과 다른 판결을 선고할 때에는 반드시 판결문에 그 이유를 적게 하여 법원으로 하여금 배심의 판단을 어느 정도 존중하도록 만듦으로써 출범 이래 지금까지 배심원단과 법원의 판단 일치율은 93%에 이른다. 실제로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2018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이들의 답변도 아주 긍정적이다. 귀찮아할 수 있다는 통념과 달리, 96.6%가 배심원으로서의 직무수행에 만족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애초에 살인죄 등 중범죄 사건에서만 신청할 수 있었던 것이 2012년부터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모든 형사합의부 사건으로 확대되면서, 제도의 활용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그러나 현실의 이용건수는 아직 무척 낮다. 시행 초기이던 2011년에 시행률이 잠시 올랐으나, 성범죄를 제외하고는 오히려 형량에서 피고인들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피고인들로부터의 참여재판신청이 줄었다.

 

하지만 국민의 사법참여기회를 증대시켜야 한다는 것은 시대적 소명이다. 국가권력의 일부인 재판권이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국민에게 그리고 법관에게 되새기게 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재판권을 그 일부라도 국민으로 하여금 행사하게 하는 것이다. 바꾸어 말해,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근본이념 즉 민주주의의 이념을 사법에 관련하여 달성할 수 있는 거의 유일무이한 수단이 국민참여재판이다. 

 

반드시 재판권에서만 이 이념이 문제되지는 않는다. 검찰개혁이 이번 정부의 핵심과제 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고, 검찰이 그때그때 집권자의 종복 노릇을 하지 않게 하려면, 청와대로부터의 검찰통제를 어느 정도 약화시키는 방법으로 검찰제도를 개혁하지 않을 수 없을 터인데, 집권자로부터의 통제를 약화시키면 검찰이 통제없는 권력이 될 우려가 있으므로, 이를 방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수사 및 기소에 대한 통제가 국민으로부터 이루어지도록 하는 개혁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검찰인사에 대한 국민의 간접적 참여도 가능할 것이다. 결국 법원이든 검찰이든 통제되어야 하는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는 국민의 힘을 빌리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현재 20대 국회에 계류 중인 국민참여재판 관련 개정 법률안만 6건에 이르며, 국민참여재판 활성화를 위한 법률개정 필요에 대한 논의들이 있다. 이와 더불어 검찰권 행사에 대한 통제에도 국민을 참여시킬 방안을 논의하고 강구해야 한다. 이것이 한국의 법조가 한 단계 더 나아가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길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