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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적 가치와 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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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영어로 된 미국의 헌법 제정과정에 관한 유튜브를 보았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에 성공한 식민지 13개주는 연합으로 느슨하게 결속되어 있었으나, 중앙정부 존재의 필요성에 따라 1787년 각 주의 지도자들이 필라델피아에 모여 연방헌법의 제정을 논의했다. 헌법에는 당연히 기본권에 관한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오늘날 상식이나, 세계 최초의 성문헌법인 미국헌법 제정과정에 기본권은 없었다. 이후 각 주가 헌법을 비준하는 과정에서 반연방주의자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수정헌법의 형태로 권리장전 즉, 개인의 기본권규정이 헌법에 포함되었다. 

 

또다른 유튜브에서는 브렉시트를 둘러싼 영국하원에서의 메이 전 총리와 반대당 당수의 토론을 볼 수 있었다. 총리도 일반 의원과 똑같은 자리에 앉아 상대당 의원이 질문할 때마다 일일이 일어서서 답변하고, 논쟁하고 다시 자리에 앉기를 반복했다. 우리가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쳤다고 생각하는 대처 총리도 마지막 토론에서 반대당의 집요한 질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미국은 건국 초기부터 유럽 문제에 불개입하는 등 고립주의 전통이 강한 나라다. 먼로주의가 그것이고 1차 세계대전 후 스스로 주창했던 국제연맹에 미가입한 것이 그것이다. 영국도 역사적으로 대륙의 문제에 개입하지 않고 해양패권만 추구한 나라였다. 그런데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와 마찬가지로 미국도 미국우선주의에 따라 고립주의로 회귀하려는 분위기다. 유발 하라리 교수는 이를 세계주의에 대응하는 국가주의의 대두로 설명하기도 한다. 미군이 한반도 점령군이라는 시각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는 것 같다. 미국은 자국의 여건에 따라 언제라도 한반도에서 발을 뺄 수 있다. 자주국방은 안보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미국과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동맹을 유지할지, 아니면 미국과 일본을 멀리하고 새롭게 대륙세력과 손잡을지는 우리의 선택이고 그 선택의 결과도 우리에게 귀속될 것이다.

 

 

박근수 법무사 (서울중앙회)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