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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인용의 문제점

형사소송법 규정 우회적 위반
피의자 방어권 침해에도 해당
내부교육 강화로 문제 해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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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으로서 형사사건을 사건 초기부터 수임하는 경우, 대개 경찰단계부터 공판단계까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하게 된다. 필자는 여러 사건에서 변호인으로서 경찰, 검찰, 법원의 단계를 거치면서 증거가 수집, 채택, 현출되는 과정에서 발견한 실무상의 문제점 몇 가지 중 한 가지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 문제점은 바로 검찰이 피의자신문 시 경찰의 피의자신문조서를 인용하는 수사관행이다. 

 

형사소송법 제312조 3항에 따르면, 경찰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하여 증거로 할 수 있다. 즉, 형사소송법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경우 법원에서 그 내용을 부인한다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진술만 있으면 증거능력이 저절로 상실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과거 위법수사의 결과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가 부당하게 증거로 쓰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유지한 조항으로, 아직 경찰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현 상태에서는 그 취지와 실질이 여전히 유의미한 조항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가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를 통하여 우회적으로 증거능력을 부여받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검찰이 피의자신문을 하면서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문'과 '답'의 내용을 자신의 '문'에 인용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검사 또는 검찰수사관이 피의자신문 중 피의자에게 "피의자는 이러이러한 경찰의 질문에 피의자는 이렇게 답하였는데…"라는 형식으로 질문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사건을 초기부터 수사하지 않은 검찰로서는 초동수사를 담당한 경찰이 송치한 기록을 토대로 피의자신문을 조사할 수밖에 없고 경찰 수사의 연장선상에서 이렇게 수사를 이어나가는 것이 어찌 보면 수사의 연결성과 효율성의 측면에서 자연스럽고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이 역사상 수많은 개정을 거치면서도 여전히 경찰과 검찰의 역할을 엄연히 구분하고 있고 그 역할에 따른 결과물(조서)과 그 효과(증거능력)를 달리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직까지는 그러한 구분의 필요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물론 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이러한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 중이기는 하나 입법으로 개정될 때까지는 현 실정법 하에서 경찰은 검찰의 사법적 통제 하에 서로 구분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형사소송법이 유지되는 현 체제에서는 경찰 피의자신문조서가 법정에서 그 내용이 부인된다면 그 증거능력은 자동 상실되어야 하고 이는 어떠한 형식으로도 법관에게 현출될 수 없어야 한다. 그럼에도 검찰은 위의 예시처럼 관행적으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자신의 피의자신문조서에서 인용하는 방식으로 이를 증거로 현출케 하는데, 이러한 실무적 관행은 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는 내용부인만으로는 증거능력이 상실되지 않는다는 점에서(검찰의 피의자신문조서는 부동의만으로는 그 증거능력을 배척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에서) 형사소송법 제312조 3항을 우회적으로 위반하게 되며 사실상 해당 규정을 형해화하는 결과를 초래한다(헌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수사관행은 피의자·피고인의 기본권인 방어권 및 재판청구권을 부당하게 침해한다는 점에서 위헌적인 권력적 사실행위라고도 볼 수 있다).

 

수사기관의 입장에서는 경찰이 열심히 수집한 피의자 진술이 내용부인만으로 법정에서 그 증거능력이 상실되는 현행법상 검찰마저 경찰의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인용할 수 없다면 검찰의 업무가 과중해지고, 경찰의 수사력이 낭비된다는 논리를 내세울 수 있다. 일견 맞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수사기관의 행정편의주의적인 입장에서 타당한 말일 뿐, 적법절차 준수 및 기본권 보호를 근간으로 하고 있는 형사소송법의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를 적용받는 당사자인 피의자, 피고인 그리고 이들을 변호하는 변호인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말이다.

 

그렇다면 검찰의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인용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개인적으로 이러한 관행적 내부 문제는 조직의 수뇌부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지고, 구성원들을 상대로 인식을 제고시키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방침을 제정함으로써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검찰도 이와 마찬가지로 검찰총장을 위시한 검찰 수뇌부가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의 무분별한 인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인식(경찰 피의자신문조서는 공판단계에서 그 증거능력이 상실될 수 있는 증거이므로 검찰이 이를 함부로 자신의 조서에 편입시켜 증거능력을 우회적으로 부여하게 만드는 것은 형사소송법 위반 및 피의자의 방어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인식)을 가지고 검찰 구성원들에게 이를 제고시키 위한 내부 교육을 실시하고 방침을 제정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박찬민 변호사 (법무법인(유) 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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