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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에서 보증료 채권의 법적 취급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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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되면 모든 담보채권자와 무담보채권자의 채권행사는 회생계획에서 정한 바에 따라서만 가능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예외로서 ‘공익채권’의 경우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도 수시로 변제받을 수 있다(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80조 제1항, 이하 ‘채무자회생법’으로 약칭). 공익채권으로는 회생채권자, 회생담보권자와 주주·지분권자의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한 재판상 비용청구권, 회생절차개시 후의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의 관리와 처분에 관한 비용청구권, 회생계획의 수행을 위한 비용청구권 등이 채무자회생법상 열거되어 있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논의되는 부분은 단연 미이행쌍무계약에서 관리인이 채무의 이행을 선택하는 경우 상대방이 갖는 청구권이다.

 

미이행쌍무계약이란 이행을 완료하지 않은 쌍무계약을 말하고, 쌍무계약이란 쌍방 당사자가 상호 대등한 대가관계에 있는 채무를 부담하는 계약으로서 쌍방의 채무 사이에 성립·이행·존속상 법률적·경제적으로 견련성을 갖고 있어서 서로 담보로서 기능하는 것을 일컫는다(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0다54659 판결, 대법원 2000. 4. 1. 선고 99다60559 판결 등). 미이행쌍무계약으로 인정받게 되면 관리인의 이행선택에 따라 그 상대방이 갖는 청구권은 공익채권이 되어 회생계획과는 별도로 수시변제가 가능하게 되고 사실상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미이행쌍무계약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호 대등한 대가관계에 있는 채무가 존재하여야 하는바, 이에 대한 판단이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어서 회생채권으로 신고된 채권이 공익채권의 성질을 갖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4다3512, 3529 판결 등). 물론 회생채권의 경우 채권신고기간 내에 신고되지 않으면 실권되므로 공익채권인지 회생채권인지 여부가 불분명할 경우 채권자로서는 우선 회생채권으로 신고할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하여 공익채권의 성질이 회생채권으로 변경된다고 볼 수 없고 공익채권자가 공익채권자로서의 지위를 포기한 것으로도 볼 수 없음이 대법원 판결로 확인된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위 대법원 판결 참조).

 

그런데 보증료의 경우 문제가 간단치 않다. 통상 은행들은 기업의 해외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선수금 환급보증, 계약이행보증 등 이행성보증을 발급하면서 이에 대한 대가로 보증료를 수취한다. 과거 보증료를 보증서 발급과 동시에 전액 수취하던 때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현재는 고객 기업에 대한 편의 제공 차원에서 보증료를 보증기간 내에 일정 간격으로 나누어 수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증기간이 총 5년인 보증서를 발급하면서 이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는 보증료는 3개월에 한 번씩 20회에 걸쳐 분할하여 지급받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보증서가 발급된 상태에서 보증료를 분할변제받는 도중에 해당 기업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경우이다. 채무자 기업의 입장에서는 보증서가 이미 발급된 이상 채무자의 보증료 지급의무와 대가관계에 있으면서 미이행 상태인 채권자의 의무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채권자의 보증료 채권은 회생채권이라고 주장할 것이나,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보증서는 이미 발급되었지만 본래 보증서 발급의무에 대응되는 보증료는 전액 선취될 수도 있었으나 기업의 편의를 고려하여 채권자가 분할 수령하는 혜택을 준 것에 불과하므로 보증료 채권은 공익채권으로 인정받아야 마땅하다고 볼 것이다.

 

위 쟁점에 대한 법원의 명확한 판단은 아직까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논리적으로만 접근하면 적어도 채무의 ‘이행’ 측면에서 채무자의 보증료 지급채무에 대응하는 채권자의 미이행 채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채권자가 소극적으로 기발급된 보증서에 기한 보증채무를 유지하는 것까지 ‘이행’으로 본다면 달리 판단할 여지도 있으나, 통상 이행성보증의 경우 독립적 보증으로서 보증수혜자에 대한 관계에서 보증인인 채권자가 이를 임의로 회수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소극적인 의미에서의 보증채무 유지의무조차도 인정되기 어려운 면이 있고, 이는 다시 보증료 지급채무를 미이행쌍무계약으로 보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 것 같다.

 

그러나 기업회생절차가 채무자 기업 또는 그 사업의 효율적인 회생을 도모함을 그 1차적인 목적으로 삼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채무자회생법 제1조 전단), 보증수혜자에게 기발급된 보증서가 보증의뢰인인 채무자 기업에 대한 관계에서도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보증서를 발급한 채권자에게 지급할 보증수수료 지급채무는 채무자 기업의 계속기업 유지 및 영업기반 존속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임도 부인할 수 없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증수수료 채권의 성격을 회생절차개시 후의 채무자의 업무 및 재산의 관리와 처분에 관한 비용청구권(채무자회생법 제179조 1항 2호), 사무관리 또는 부당이득으로 인하여 회생절차개시 이후 채무자에 대하여 생긴 청구권(채무자회생법 제179조 1항 6호), 또는 그 밖에 채무자의 사업을 계속하는 데에 불가결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채무자회생법 제179조 1항 12호 후단)으로 보아 그 공익채권성을 인정할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이와 같은 해석이 도산법의 목적 중 하나인 채무의 공정·형평에 맞는 변제라는 이념에도 부합될 것이다.

 

 

강인원 변호사 (한국수출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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