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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중 위토(位土) 등기 가능토록 농지법 개정해야

전국에는 수천, 수만 개의 종중이 있는데, 대부분은 크지 않은 면적의 농지인 위토(位土)를 소유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수확물로 시제, 벌초, 재산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이는 수백년간 내려온 우리 농촌사회의 전통적 관습이다.

 

그런데, 현행법상 헌법 제121조의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유지하기 위하여, 농지법 제6조는 농업인이 아니면 농지를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중의 위토 역시 농지법상 농지라는 이유로 종중 명의로 소유권등기를 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종중의 경우 1949년 농지개혁 당시 농지개혁법 제6조 제7호에 따라 위토에 한하여 묘 1위당 600평 범위 내에서 계속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으나, 농지개혁 이후 지금까지 새로운 위토의 취득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종중의 위토는 부득이 종손 등 종원 명의로 명의신탁하여 등기해두고 있는데, 세월이 흐름에 따라 관리소홀로 등기한 종원이 처분, 착복하거나 채무관계로 경매로 상실하는 등 종중 위토가 상실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들은 도시생활과 종중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여, 아마 이번 세대가 지나면 타인 명의로 등기된 종중 농지가 상실되는 일이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종중 위토의 영구 보존이 가능토록 일정 면적이내에 한하여 종중도 소유권등기가 가능하도록 농지법 제6조의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몇 차례 의원입법으로 농지법 규정의 개정안이 발의된 적이 있으나 매번 무산되었다. 농지법 개정안이 무산된 주된 이유는, 정부 해당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헌법 제121조에 규정된 경자유전의 원칙, 농업인만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한 농지법 제6조 제1항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토를 종중이 소유 경작하더라도 경자유전의 원칙을 위배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헌법 제121조 제2항도 농지의 합리적 이용 등 불가피한 사정의 경우에 예외를 인정하고, 농지법 제6조 제2항도 국가, 지방자치단체의 농지 소유 등 필요 시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를 허용하고, 민법 제1008조의3도 상속 시 분묘에 속한 1정보 이내의 금양임야와 600평 이내의 묘토인 농지를 특별히 분리 보전키 위하여 제사를 주재하는 자가 이를 승계하도록 규정한 점 등을 고려하면, 정부의 부정적 논리는 종중 제도에 관한 유구한 역사적 전통과 위토에 관한 우리 현실을 전혀 도외시한 형식논리로서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보인다.

 

매년 전국에서 수천, 수만의 종중이 산골 골골마다 종원들이 모여 시제를 지내는데, 농지인 위토를 가진 종중들은 시제 때마다 장차 이를 보전할 방법을 찾지 못하여 고심하고 있다. 늦기 전에 정부가 나서 종중 위토 보존을 위하여 우리 종중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는 제도인 농지법 규정을 조속히 손볼 필요가 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