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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광장

용기 있는 법관이 존경받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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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권의 독립이라 함은 사법권을 행사하는 법관이 구체적인 사건을 재판함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독립하여 누구의 지휘나 명령에도 구속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 원칙은 몽테스큐가 주장한 이래 1789년의 프랑스 인권선언에 규정되었으며, 이후 근대 민주헌법의 기본원리로 되었다. 사법권의 독립은 법관의 지위면에서 볼 때는 '법관의 독립'이라고 하며, 사법권의 행사면에서 볼 때에는 사법권의 독립이라고 한다. 우리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여 법관의 독립을 보장하고 있다.


사법권의 독립은 재판독립의 원칙 내지 판결의 자유를 목표로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재판독립의 원칙 내지 판결의 자유는 행정부나 입법부로부터의 법원의 독립과 그 자율성 및 재판에 있어서 어떠한 내외적 간섭도 받지 아니하는 법관의 직무상 독립과 신분상의 독립에 의하여 실현된다. 사법권의 독립은 권력분립의 원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일 뿐 아니라, 민주적 법치국가에 있어서 법질서의 안정적 유지와 국민의 자유 및 권리의 완벽한 보장을 위한 공정한 재판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다. 공정한 재판의 확보는 사법권의 독립이 보장되지 아니하고는 달성될 수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법권의 독립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공정한 재판에 의한 인권의 보장, 특히 소수자보호와 헌법보장이라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불가결의 헌법원리의 하나이다.

서울지방법원 형사23부 재판장 성창호 부장판사는 2019년 1월 30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2017년 5월 대선을 앞두고 드루킹 김동원씨를 중심으로 한 경공모의 조직적 댓글작업을 공모한 것으로 판단해 업무방해죄로 징역2년, 공직선거법위반으로 징역10월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한 후 법정구속하고 드루킹 김동원에 대해서도 실형을 선고했다. 이와 같이 정의와 용기로서 판결하는 법관이 있기에 사법부는 아직은 건재하다고 본다. '용기 있는 법관이 존경받는 사회'는 꿈과 희망이 있는 사회다.

'권력은 부패하기 쉽다. 절대적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고 했다. 권력의 부패와 횡포를 막으려면 국민의 부단한 감시와 비판이 필요하다. 사법권의 독립은 정의감과 용기 있는 법관이 스스로 지키는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성 부장판사가 2016년 영장전담판사로 있을 때 '정운호 게이트사건'에 연루된 법원관계자들에 대한 검찰의 영장청구서내용 등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것을 문제 삼아 검찰이 성 부장판사를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기소했다.

이 사건은 법원조직법상 대법원장의 지휘감독을 받는 법원공무원(법관포함)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사건의 내용 등을 영장전담법관인 성 부장판사가 '대법원 송무예규(중요사건의 접수와 종국보고 : 송일 83-1)'의 절차에 따라 감독기관인 법원행정처에 직무상 보고한 것(이른바 '보고사건')으로서, 검찰의 기소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각급법원에서 처리되는 사건 중 중요한 사건으로 그 처리현황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할 사건' '보고의 방법' '긴급보고' '보고책임자' 등을 규정한 위 대법원 송무예규에 의하면, 법원공무원(법관포함)이 피의자로 된 구속영장청구사건을 보고할 사건으로 예시하였고, 보고책임자는 주무과장 또는 해당사건의 담당자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법원장의 지휘를 받는 성 부장판사가 감독기관인 법원행정처장에게 소속직원에 대한 영장청구내용을 보고한 행위는 '중요사건의 접수보고'로서 업무로 인한 행위로 볼 수 있다.

또한 법관징계법 제2조 제1호는 법관에 대한 징계사유의 하나로 '법관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 한 경우'를 예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구속영장청구사건을 처리하는 법관이 대법원장의 지휘·감독을 받는 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사건을 대법원 송무예규의 절차를 위반하여 법원행정처장에게 보고하지 않을 경우 그 법관은 법원조직법 제13조 제2항 및 제67조 제2항, 국가공무원법 제56조, 대법원 송무예규{송일83-1. 1.가.(7)항} 등에 따른 보고의무해태로 징계처분을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성 부장판사의 보고행위는 피감독기관으로서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형법 제20조)'로 보아야 할 것이다. 성 부장판사가 법원관계자들에 대한 영장창구서내용 등을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행위가 '실질적으로 비밀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직무상 비밀'에 해당되는지 여부 및 그 영장청구서 내용을 외부에 누설한 것이 아니라 감독상급기관에 업무상 보고한 행위로 인하여 어떠한 '국가기능이 위협' 받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업무방해죄 및 공직선거법위반에 대해 성 부장판사가 유죄판결을 선고하자 모 정당은 '탄핵대상' '적폐' '판사쓰레기'라고 하며 판사를 탄핵한다고 했다. 판결에 대한 비판은 합리적이고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하며, 미확정의 형사재판에 불복하는 검사와 피고인은 상급법원에 불복신청제도로서 항소, 상고가 인정된다.

성 부장판사에 대한 악의에 찬 탄핵주장이야 말로 헌법질서에 대한 도전으로 사법정의와 법치주의를 말살하려는 것으로 청산되어야 할 적폐가 아닌가? 위 판결이 과연 탄핵과 적폐의 대상인지 아니면 '가장 소신 있는 판결'인지는 먼 훗날 국민과 법조인들이 평가할 일이며, 정상배들이 평가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정상배(政商輩)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고, 정치가(政治家)는 다음 세대(世代)를 생각 한다"고 했다.

공직자는 권력에 대한 봉사자가 아니라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법관이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의 충견이 되어 그 주구노릇을 한다면 사법권의 독립을 위하여 그러한 법관은 사법부에서 퇴출시켜야 할 것이다. 정의로부터 일탈하는 자는 스스로 죄를 범한 자이며, 권력은 정의에 따르며 정의를 앞질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정의와 용기 있는 글과 말로서 정권의 비위를 거스르면 검경의 수사를 받고 법원의 재판으로 투옥되는 나라는 독재국가다. 괴테는 "지배하기는 쉽지만 통치하기는 어렵다"고 갈파했다. 국민은 힘에 의한 지배자보다 이성(理性)의 통치자를 원한다. 사법권의 독립은 정의와 용기로서 법관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소중한 가치다. 인간의 생명 다음으로 소중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자유는 누가 달래서 주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갈구하는 자가 정의감과 용기로서 쟁취하는 것이다. 자유는 싸워서 얻는 것이요, 권리는 투쟁에서 회득하는 것이다.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Freedom is not free).

용기와 신념과 지혜로서 자유를 짓밟는 모든 적에 대해 용감하게 항거하는 자만이 자유를 누릴 가치가 있다. 미국의 독립혁명의 지도자 헨리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Give me liberty, or give me death)"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행복은 자유에서 오고, 자유는 용기에서 온다. 사법권의 독립이 보장되고, 정의와 용기 있는 법관이 존경받는 사회는 꿈과 희망이 있는 사회요, 진정한 의미의 적폐를 청산하는 아름다운사회다. 우리는 소중한 자유와 권리, 행복을 누리기 위해 '용기 있는 법관이 존경받는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최돈호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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