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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포럼

본연의 역할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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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일반행정 업무는 국민들에게 서비스를 직접·적극적으로 제공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행정권의 확대·다양화 및 재량권의 증가에 따른 행정 구제 제도의 결함을 보완하고 국민의 권리보호의 기회를 확대하려는 제도 등이 존재한다. 행정 각 부처에는 민원실이 존재하고, 1994년 5월에는 국무총리 산하에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설치해 행정부 전체에 대한 종합적인 옴부즈맨 기능을 전담하도록 하였다가 2008년 2월 후에는 별도의 독립적 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러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어디까지나 행정관서가 행정처분의 당사자 본인으로서 발생시킨 피해 등을 최소화하고 구제하는 문제와 관련된 것이며, 제3자인 사인들 사이의 분쟁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법원 등기과나 등기소 등에 가보면, 접수 창구 앞에서 많은 민원인들에게 일일이 등기신청 관련 내용이나 서류 등을 조언하고 상담해주느라 담당 직원이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많은 지장을 받고 있고, 이로 인해 신속하게 등기사건을 접수해야 할 다른 사람들에게도 많은 불편을 초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점점 더 증가하여 일상화되다시피해 보인다. 이런 문제 때문인지 요즘 일부 등기소에서는 법원의 예산으로 보수를 주면서 법무사 자격이 있는 분을 고용(?)해 등기소에 상주하면서 민원인들에게 직접 등기신청 관련 업무를 상담해주고 있는 곳이 있기도 하다. 과연 등기소 본연의 역할은 어디까지이며, 등기소 공무원들은 민원인에게 어디까지 역할을 해주어야 하는 것일까? 이와 같은 식으로 확대하다 보면 아마 끝이 없을 것이고 나중에는 등기소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법부의 업무는 본질적으로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내용의 업무이며, 그에 따라 행정부와 사법부의 업무 권한과 역할 그리고 절차에는 많은 차이가 존재한다. 물론, 사법분야에서도 법률적인 도움이 필요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나 기타 사정으로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제도와 활동은 당연히 필요하고 활성화시켜야 할 것이며, 그것이 각종 등기처럼 비송적 성격을 가진다 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은 공평하게 중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하여야 할 법원이나 등기소에서 직접 관여하여 처리하는 것보다는, 각종 신청절차의 간소화나 안내시스템의 개발, 제3의 법률구조공단, 변호사회 혹은 법무사회 기타 여러가지 다른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법으로 진행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등기소 본연의 업무는 당사자로부터 신청된 등기사건을 법령에 맞게 독립적으로 처리해주는 역할이지, 당사자들의 등기신청 접수까지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법원의 예산으로 보수를 주면서 법무사 자격자를 고용해 등기소 내에 상주하면서 결국은 당사자 일방의 등기사건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그 등기사건을 그 등기소에서 처리하는 것은 어느 모로 부적절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전국 등기소로 확대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지금 많은 법무사들이 우려하고 있는 바, 이러한 제도 시행이 무슨 법률에 근거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그 방법적인 면에서 신중하게 재검토 되었으면 한다.

 

 

이천교 법무사 (경기북부회)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