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법조광장

변호사시험법상 응시기간 및 응시횟수의 제한 폐지 필요성

154148.jpg

1. 의의

변호사시험은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사학위를 취득한 달의 말일부터 5년 내에 5회만 응시할 수 있다(변호사시험법 제7조제1항). 변시에 응시할 수 있는 기간은 법전원 졸업 후 5년 이내로 한정되며(응시기간제한), 응시횟수는 5회로 제한한다(응시횟수제한). 이런 응시기회제한을 5탈 제도라고도 한다. 변시를 자격시험으로 운영하자는 전제로 응시기회제한을 두었다. 그런데 변시는 기존의 사법시험 합격인원보다 500~600명을 증원한 형태의 선발제로 운영되고 있다. 법전원 졸업 후 5년이 지나면 단 한 번도 응시하지 않았더라도 영원이 응시자격이 박탈된다. 사법시험에서는 1차시험을 4회 응시한 후에는 4년이 지나면 다시 응시를 허용하는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미국은 2~6회의 응시횟수의 제한만 둘뿐, 응시기간의 제한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일본 입법례를 따라 응시기간과 응시횟수를 제한한다. 법전원과 그 재학생 및 변호사단체는 응시기회제한 제도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 법전원은 졸업생들 때문에 자기 학교의 변시 합격률이 낮아진다는 이유로, 재학생들은 변시 경쟁률을 높인다는 이유로, 변호사들은 단 1명이라도 변호사를 더 많이 배출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5탈 제도를 지지한다. 특히 고시낭인의 폐해를 목격했던 기성 법조인들도 이 제도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어느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변시 낙방자요, 실패자라고 낙인찍힌 5탈자라는 생소한 용어를 탄생시킨 응시기회제한 조항에 대한 위헌성 시비는 계속되고 있다.


2. 변호사시험의 응시기간을 5년 내로 제한하는 규정의 위헌성
직업의 자유는 특정한 직업을 어느 시기부터 종사할 것인지를 결정할 자유가 인정된다. 법전원 졸업 후 5년이 지나면 병역의무 이행기간을 제외하고는 변호사 직업을 가질 수 없다. 졸업 후 5년 안에 변호사 직업을 가질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한다. 변시는 학력제한으로 아무나 응시할 수 없다. 법전원을 졸업한 자 역시 졸업 후 5년이 지나면 응시자격이 박탈된다. 한국의 변시는 진입과 출구가 엄격하게 규제된 이상한 제도가 되어 있다. 변호사라는 직업의 선택을 법전원 졸업 후 5년 이내로만 제한하고 있는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한 위헌규정이다. 따라서 응시기간제한 조항은 삭제되어야 한다. 응시기간의 제한은 법전원을 졸업한 때 나이를 기준으로 5년 내에만 시험응시를 강제한다는 점에서, 변호사 자격취득에 연령제한을 설정한 것에 해당된다. 응시기간의 제한이 연령차별의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응시자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 그리고 응시기간제한은 변호사법상 변호사의 결격사유(제5조)와 변호사시험법상 응시 결격사유(제6조)와도 충돌된다. 만약 법전원 졸업자가 결격기간이 경과하였다면, 졸업 후 5년이 지났더라도 그는 변시에 응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자격사인 의사·치과의사·한의사는 물론 변리사·세무사 등의 자격시험에는 응시기간의 제한이 없다. 헌법재판소는 법전원의 교육효과가 소멸되기에 응시기간제한을 둔다고 하지만, 정말로 교육효과의 소멸이 우려되는 것은 의사와 같은 의료인이라고 해야 한다. 의료인의 자격취득 시험에 존재하지 않는 응시기간의 제한을 변호사시험에서만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평등권의 침해라고 할 수 있다.

 

진입·출구가 엄격히 제한된 변시

과잉금지원칙·자기 결정권 침해

의사시험은 응시기간 제한없어

 

3. 변호사시험의 응시횟수를 5회로 제한하는 규정의 위헌성
변시 응시횟수 5회 허용은 응시기간 5년 동안 해마다 응시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을 말한다. 응시횟수의 제한은 국가의 적정한 인력자원 관리와 법전원 졸업자의 장래결정권과 충돌된다. 헌법재판소는 법전원 도입취지가 장기간 시험 준비는 인력의 극심한 낭비와 비효율성을 방지하는데 있다고 하면서, 응시기회제한으로 제한되는 기본권을 직업선택의 자유로 한정한다. 그러나 응시자는 앞으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하든, 그렇지 않든 현재 그가 꿈꾸고 계획하는 장래를 향하여 행동할 자유가 있다. 인간은 자신의 삶에 중대한 사항에 대하여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을 가진다. 그러므로 응시자가 졸업 후 언제부터 언제까지, 몇 번을 응시할 것인지를 본인 스스로 결정하는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 변시 합격 여부와 상관없이 그가 원하는 만큼 응시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응시자의 자기인생 결정권을 인정하는 것이며, 진정한 행복추구권을 향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응시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응시자의 인생결정권을 침해하여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위헌에 해당된다. 그리고 판사, 검사 임용시험이었던 사법시험과 달리 변시는 순수한 자격시험에 불과하여 변시낭인과 같은 폐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응시횟수제한을 할 필요가 없다.

 

4. 변호사시험 응시기간제한의 예외사유와 그 확대 필요성
변호사시험법은 응시기간제한의 유일한 예외사유로 병역의무 이행기간을 인정하고 있다. 헌법에서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한 불이익한 처우를 금지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임신, 출산사유를 가진 여성에 대해서도 응시기간제한의 예외를 인정하자는 입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향후 이 사유를 가진 여성에 대하여 예외기간을 인정함은 물론이고, 제1회 변시부터 이 사유 때문에 응시자격을 상실한 여성에게도 소급하여 적용함이 타당하다. 그리고 불의의 사고나 중대한 질병 등으로 시험에 응시하기 현저하게 곤란한 사정도 예외사유로 인정할 필요가 있다.


5. 결론

법전원은 타인의 자유와 권리를 향유하도록 돕는 조력자들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다. 그러므로 그 졸업자에 대한 자유와 권리부터 존중해 주어야 한다. 앞날의 방향을 정해야 하는 응시자 스스로가 합격할 때까지 응시를 계속할 것인지, 중간에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어야만, 자신의 결정에 대한 책임을 지고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따라서 응시기회제한 조항인 변호사시험법 제7조는 삭제해야 한다. 굳이 이를 존치할지라도 응시기간 5년 이내 요건은 삭제하고, 응시횟수 5회만 남겨두면 여러 예외사유를 둘 필요도 없다. 청년이 몇 번의 실패를 했다는 이유로 실패자로 낙인찍어 배척할 것이 아니라, 더욱 격려해 주고 기회를 주어 기다려 주는 것이 각인의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하게 하는 헌법정신에 부합된다.(이 글은 필자가 2019년 6월 '경희법학' 제54권 제2호에 게재한 '변호사시험법상 응시기간 및 응시횟수의 제한에 관한 연구' 논문을 요약·수정한 것임을 밝힙니다.)

 

 

정형근 교수 (경희대 로스쿨)

관련 법조인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