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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법관의 명예로운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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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관예우를 끊는 근본적인 방안은 전관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사법신뢰를 훼손하는 주요 원인으로 전관예우를 꼽고 해결방안을 권고했다. 전관변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원 외 원로법관 제도를 도입하고 평생법관제를 정착시킬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전관예우는 국민들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재판에서 변호사의 전문성이나 실력보다 친소관계, 인맥 등이 우선되고 공정하지 않다는 믿음이 일반화된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입게 된다.

 

지난 20일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사법신뢰의 회복방안' 심포지엄에서는 전관예우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시니어판사(Senior Judge) 제도가 논의됐다.<본보 2019년 6월 24일자 1, 3면 참고>

 

법관이 정년까지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희망할 경우 정년 후에도 법관으로서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한번 법관은 영원한 법관'으로 정착시켜야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시니어판사 제도는 본래 1919년 미국 연방의회에서 종신직 법관의 명예로운 은퇴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미국 연방법원 판사는 연령과 근무기간의 합계가 80을 충족하면(이른바 '80의 원칙') 시니어판사에 지원할 수 있다.

 

시니어판사가 되면 '판사의 직을 보유'하면서도 현직 판사가 수행하는 업무량의 4분의1 이상을 수행하면서 현직 판사와 동일한 보수를 지급받는다. 시니어판사는 법관 정원 외로 임명하기 때문에 판사들의 업무경감에도 기여한다. 은퇴한 판사에게는 어차피 연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추가적인 재정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대법원은 2017년 2월 법관인사규칙을 개정해 법조경력 30년 이상인 판사 중에서 '원로법관'을 지명하고, 1심 법원의 판사와 동일한 처우를 제공하면서 1심 재판을 담당하도록 하는 내용의 '원로법관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원로법관 제도는 65세 정년 이전에 1심 재판부 복귀를 권장하는 제도로 정년까지 2~3년 개업을 지연시키는 제한적 효과만 있을 뿐이란 지적이 나온다. 정년을 맞는 법관이 새로운 전관 변호사가 되게 하는 것보다 평생 명예롭게 공직에 종사한 후 품위 있게 은퇴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