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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의 본질에 관한 검토 : 파탄주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해석론

혼인의 자유는 이혼의 자유도 포함
서구의 경험으로 파탄주의가 옳아
'파탄' 책임 없는 일방 보호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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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婚姻)의 자유는 ‘결혼(結婚)의 자유’와 ‘이혼(離婚)의 자유’를 포함한다. 



1. 결혼의 자유

민법 제803조는 '약혼은 강제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결혼의 자유'를 선언한 것이다. 제804조는 약혼해제 사유를 나열하고 있으나, 그 사유에 해당되지 않더라도 약혼을 해제할 수 있다. 설사 약혼해제를 하지 못하더라도 약혼의 강제이행을 할 수 없으므로 결혼을 강제할 수는 없다. 약혼해제사유가 없음에도 약혼을 해제한 경우에는 그 상대방은 제806조에 의하여 손해배상{재산상 손해+정신상 고통(위자료)}을 청구할 수 있다. 제804조의 약혼해제 사유는 약혼해제를 하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이 없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물론 제804조 8호의 경우 등에는 약혼해제사유가 되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이 있을 수 있다), (제803조에 의하여) 약혼해제 사유가 없으면 약혼을 해제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2. 이혼의 자유

제389조 1항은 '채무자가 임의로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강제이행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의 성질이 강제이행을 하지 못할 것인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혼인의무 중 재산상 의무를 제외하고는 채무의 성질상 강제이행을 하지 못할 것이다. 혼인이 파탄난 경우 혼인을 강요하는 것은 혼인의 자유의 본질적인 내용인 이혼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혼인계약은 당사자(부부)가 합의로 해지할 수 있다. 이것을 협의상 이혼이라고 한다. 혼인계약은 제840조의 각호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당사자(부부) 일방이 해지(이혼)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가정법원에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여 이혼을 할 수 있다. 제840조 6호는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으면 (이혼을 청구하는 당사자 일방이 혼인 파탄에 더 큰 책임이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혼을 할 수 있다. 재판상 이혼사유에 해당된다고 해서 재판상 이혼 절차를 통하여 이혼을 하게 된 부부 일방의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재판상 이혼을 당한 부부 일방은 다른 일방을 상대로 손해배상(위자료 포함)을 청구할 수 있다. 물론 이혼의 자유에 대하여도 제약이 있는데,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의 반대의견(소수의견)에서 지적한 사유(이혼으로 인하여 파탄에 책임 없는 상대방 배우자가 정신적·사회적·경제적으로 심히 가혹한 상태에 놓이는 경우, 부모의 이혼이 자녀의 양육·교육·복지를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 혼인기간 중에 고의로 장기간 부양의무 및 양육의무를 저버린 경우, 이혼에 대비하여 책임재산을 은닉하는 등 재산분할, 위자료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회피하여 상대방 배우자를 곤궁에 빠뜨리는 경우 등과 같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용한다면 상대방 배우자나 자녀의 이익을 심각하게 해치는 결과를 가져와 정의·공평의 관념에 현저히 반하는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가 있는 경우에는 혼인제도의 본질에 비추어 신의칙상 예외적으로 이혼을 할 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3. 혼인파탄에 책임이 없거나 적은 배우자 일방(특히 아내)이 현행 민법상 이혼 후 부양을 받을 권리가 있는지 여부

민법 제826조 1항은 부부의 동거, 부양, 협조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혼인의 자유에는 이혼의 자유를 본질적인 내용으로 하므로 (신의칙상 이혼이 제한되는 예외적인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 한) 부부는 이혼 후 부양에 관하여 협의를 하고 당사자간에 협의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부양료 심판청구를 하면 된다. 제977조는 '부양의 정도 또는 방법에 관하여 당사자간에 협정이 없는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부양을 받을 자의 생활정도와 부양의무자의 자력 기타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이를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이혼 후 부양의 절차에 관하여도 규정하고 있다. 이혼 후 부양에 관한 협의나 법원의 판결(심판)이 있은 후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가정법원에 부양의무의 취소 또는 변경을 청구할 수 있다. 제978조는 '부양을 할 자 또는 부양을 받을 자의 순위, 부양의 정도 또는 방법에 관한 당사자의 협정이나 법원의 판결이 있은 후 이에 관한 사정변경이 있는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그 협정이나 판결을 취소 또는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채무자회생법) 제179조 1항 14호는 '부양을 받는 자의 부양료'를 공익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채무자회생법 제180조는 공익채권의 우선변제권을 선언하고 있다.


4. 결론

혼인의 자유는 논리적으로 결혼의 자유와 이혼의 자유를 포함한다. 우리 민법 규정과 그 해석에 의하더라도 같은 결론에 이르게 된다. 재판상 이혼과 관련하여 파탄주의와 유책주의 논쟁은 논리적으로나 서구의 경험에 의하더라도 파탄주의가 옳다. 다만 파탄주의에 의하더라도 신의칙상 예외가 있고, 이혼 후 부양도 현행법상 가능하기 때문에 혼인파탄에 책임이 없거나 책임이 적은 배우자 일방의 보호도 가능하다.

 

 

엄경천 변호사 (법무법인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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