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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변호사 수습기간에도 정당한 급여 보장돼야

최저임금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게 사용자가 지급하여야 할 최소한의 급여이다.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이 강행법규임에 비추어 근로를 제공한 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지급하여야 함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변호사업계에서 근로기준법 위반의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6개월 간의 수습기간을 의무적으로 채워야 하는 수습변호사들이 주로 그 대상이다. 수습변호사를 채용하는 일부 로펌들의 근무 상황을 보면 오전 9시에서 오후 6시까지 근무하게 하면서도 급여 수준은 세전 150~200만 원가량에 머물고 있다고 한다. 이는 현재 시급 8,350원을 기준으로 월 175만 원에 미치지 못 하는 수준이다. 공익을 수호하고 법치주의를 옹호하여야 할 변호사 업계에서 강행법규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이 있기는 하다. 수습변호사들이 로펌에 제공하는 것은 근로의 결과물이 아니라 교육에 의한 결과물이란 것이다. 변호사시험을 합격한 변호사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의뢰인들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전에 일정한 자격을 갖춘 변호사나 법률사무소에서 의무적으로 6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치도록 한 것은 그 기간 동안 선배 변호사의 지도와 편달을 통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법률지식을 실무에 적용하는 방법을 배우라는 취지라는 것이다. 이를 통하여 실무의 관행을 익히고 의뢰인과의 의사 소통 방식을 채득함으로써 보다 원활하게 사회에 진출하도록 하는 가교의 역할을 한다는 논리다. 여기에 임금이니 급여가 수수될 여지는 없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 타당한 일면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장의 상황은 엄연히 다르다. 엄격한 기수 서열과 도제적(徒弟的) 업무수행방식이 자리잡고 있는 로펌 시스템에서 아무리 수습변호사 신분이라고 하더라도 당해 로펌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 고문'과 향후의 평판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열정'을 불살라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선배 변호사들의 단순한 지시 마저도 태산과 같은 무거움으로 다가오고, 간단한 리서치에도 자신의 모든 지식과 경험을 쥐어짜야 한다. 자연스럽게 정식 변호사들 못지 않은 강도 높은 업무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런 점을 인지하고 지난해 3월 '수습변호사 지도 및 처우 가이드'를 만들어 배포했었다. 당해 연도 최저임금을 월 급여의 하한으로 삼도록 하는 한편, 통상임금의 기준 시간인 209시간을 넘을 경우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한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도록 하는 원칙을 천명하였다. 그 형식은 '가이드'이고 '권고'이지만 그 실천은 '의무'가 되어야 한다. 청운의 품을 품은 새내기 변호사들에게 첫 발부터 선배 변호사들에 대한 실망을 안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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