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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臺에서

실수에 대처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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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실수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이 하는 일에 실수가 없을 수는 없다. 그동안 단 한 차례도 실수를 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이는 자신의 실수를 아직 인지하지조차 못하였다는 말의 다른 말 아닐까 싶다. 법원의 일은 특히나 실수와 멀어야 하지만, 법 제도는 인간의 실수를 당연히 예정하고 있고, 이를 대처하고 시정할 수 있는 각종 제도를 두고 있다. 작게는 각종 경정 제도부터 항소나 상고, 재심 제도, 배상 제도 등이 모두 이를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로써 실수가 일응 바로잡힌다 하더라도, 이미 생겨버린 모든 상처까지 다 함께 없던 일로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100% 선의에 가득 차 최선을 다하였더라도, 일말의 실수는 있을 수 있다. 제 때 알아채어 피해 없이 빨리 시정하였다면 좋으련만, 불행히도 이미 어떠한 피해가 발생해 버린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다. 그런 때에는 그 다음 일을 지나치게 생각하기에 앞서, 사과를 하면 좋겠다. 숨겨진 맥락이나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가능한 한 설명해주면 좋겠다. 다만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자기변명은 더하지 않는 편이 좋다. 물론 사과만으로 모든 것이 치유될 수는 없을 것이지만, 그럼에도 실수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시작은 사과이고, 그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것이 아닌 한, 실수의 존재 자체가 권위를 잃게 하고, 신뢰를 상실케 한다는 견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오히려 명백한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고집이 더욱 권위를 하락시키고, 더욱 신뢰를 잃게 하는 것 아닐까. 실수를 조용히 숨기려 노력하기보다, 이를 더 빨리 알아챌 수 있는 삼가는 마음과 열린 마음, 신속히 해결에 나설 수 있는 용기와 유연성을 갖추려 노력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이 시대 우리 사회 모든 조직, 그리고 우리 법원에도 반드시 필요한 일 아닐까 싶다.

 

 

이주영 부장판사 (서울남부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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