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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조약과 법률을 위반한 법원의 헤이그아동반환사건 처리 바로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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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국제적 아동탈취의 민사적 측면에 관한 협약(이하 '헤이그협약')'에 가입하였다. 2013년 3월부터는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법률(이하 ‘이행법률’)'에 의해 시행되고 있는 협약에 따른 아동반환사건(이하 ‘헤이그아동반환사건’)은 서울가정법원의 전속관할로 지정되어 있고, 가사소송법 ‘마류 가사비송사건’으로 분류되어 있다. 최근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종결된 헤이그아동반환사건(서울가정법원이 처리) 관련 문제점을 제기하고자 한다. 

 

헤이그아동반환사건은 양육권본안에 기한 유아인도청구사건과는 성질이 다르다. 헤이그아동반환사건은 16세미만 아동이 상거소지 국가에서 부모 등 보호자 일방에 의해 상거소지 아닌 나라로 국제적 이동이 일어나거나 유치된 경우 상거소국으로 반환을 명하는 절차다. 양육 관련 본안(양육권, 면접교섭권, 유아인도 등)에 관한 판단은 아동에 대한 국제재판관할을 가지는 상거소국의 법원이 하도록 보장하는 절차인 것이다. 헤이그아동반환사건의 반환결정은 양육권 본안판단이 아님을 협약에서도 명시하고 있다(협약 제19조). 

 

이 때문에 협약은 헤이그아동반환사건이 제기되면 ‘아동이 반환되지 않음을 결정할 때까지’ 양육권의 본안에 관하여 결정하지 못하게 한다(협약 제16조). 이행법률 제7조에서도 본안 법원은 ‘헤이그아동반환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아니한 경우’가 아니면 본안 재판을 중지하도록 한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 이행에 관한 대법원 규칙' 제3조는 이행법률 제7조에 따라 본안 재판을 중지해야 할 관할법원은 '아동반환청구의 대상이 되는 아동의 양육에 관한 처분과 변경, 친권자의 지정과 변경에 관한 재판이 계속 중인 법원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국내 어느 법원에서 아동 양육권 관련된 본안 소송이 진행되고 있던 중 헤이그아동반환사건이 서울가정법원에 제기되면, 헤이그아동반환사건의 결론이 날 때까지 양육권 본안 판단을 중지해야 한다. 헤이그아동반환사건에서 반환이 확정되면 국내 법원은 아동에 대한 국제재판관할권이 없게 되므로 본안재판부는 양육권과 관련된 청구는 각하하여야 한다(권재문, 법무부연구용역보고서 62쪽). 반면, 반환청구가 기각되면 국내 법원이 국제재판관할권을 행사해도 되므로 그때서야 양육권의 본안에 관한 결정을 할 수 있다(협약 제16조 및 제19조). 

 

헤이그아동반환결정에다가

양육권본안까지 美거주 父에 부여

 

그런데 서울가정법원은 본안판단금지원칙을 정면 위반하였다. 이혼 및 양육권 관련 본안소송이 진행되던 중 피고가 별소로 헤이그아동반환사건을 제기했는데, 헤이그아동반환사건에서 아동반환이 인용되자 이혼 등 본안소송 재판부는 이에 의거하여(결정문에 '헤이그아동반환사건에서 아동반환이 인정된 점을 고려'라고 기재), 임시양육자 지정을 청구한 원고(모)의 사전처분은 기각하고, 피고의 사전처분은 받아들여 피고(부)를 사건본인의 임시양육자로 지정하고, 사건본인을 피고에게 인도하라는 양육권 본안 관련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헤이그아동반환심판과 양육권본안사전처분결정은 항고심에 올라가 한 재판부에 배당되었는데, 항고심은 사전처분 관련해서 1심과 반대로 항고인(모)을 임시양육자, 임시친권자로 지정하고, 피항고인(부)은 사건본인을 미국 등 해외로 데려가지 못하게 하며 면접교섭권을 인정한 강제조정결정을 내렸다. 이는 헤이그아동반환사건의 1심 반환 결정을 번복할 것이라는 전제에서만 가능한 결론이었다(헤이그아동반환을 기각해야 국내법원이 양육권 본안 국제재판관할권을 갖게 되므로). 하지만 피항고인의 이의제기로 조정이 성립되지 않자 항고심은 심리재개도 없이 약 2개월 후 느닷없이 두 사건의 항고를 모두 기각하여 1심 결론을 유지시켰다. 항고심이 협약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면 헤이그아동반환을 유지시킬 경우 양육권 본안 재판부가 내린 1심 사전처분결정은 취소하고 각하해야 옳았다. 항고심이 보여준 처사는 납득하기 어렵다. 대법원도 재항고에 대해 심리불속행 기각을 하였다. 

 

헤이그아동반환사건의 반환결정만으로는 아동의 양육권 본안 판단이 아니므로 아동의 상거소지국에서 양육권 본안에 관한 재판결과 소재지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 서울가정법원은 헤이그아동반환결정에다 양육권본안까지 미국에 거주하는 부(피항고인)에게 부여한 결정을 한 것은 월권이며 위법하고 인권침해적 요소도 다분하므로 반드시 직권취소를 해서라도 위법을 시정해야 한다. 

 

서울가정법원 결정은 월권이고 위법

직권취소해서라도 위법 시정해야

 

이 밖에 헤이그아동반환사건에 관하여 항고심이 내린 결정과 관련하여 이해할 수 없는 판단부분이 많다. 항고심이 아동의 상거소(habitual residence) 판단을 함에 있어 부부간의 합의도 아닌 시부모가 며느리에게 요구하여 작성된 ‘다짐’이라는 문건에 과도하게 의존하여 결정한 점이다. 그 ‘다짐’ 문건은 항고인이 국내에 대학교수로 임용되어 아동이 생후 9개월 때, 피항고인의 동의하에 미국에서 한국으로 귀국하여 직장생활과 아동을 양육하며 거주하여 온 상황에서, 시부모가 항고인에게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미국에 데려다놓을 것을 밤새 강요하여 작성케 한 문건이다. 항고인이 그 다짐서와 달리 직장을 유지하고 한국으로 아이와 돌아왔다는 이유만으로 이미 한국에 정착한 아동의 상거소를 미국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항고심의 결정은 상거소 요건에 관한 국제적 기준인 진정한 혼합설을 취한 것도 아니고, 상거소 판단 기준으로 마련된 대법원의 가족관계등록예규 제427호 규정에도 배치되며, 상거소 판단에 참조할 주소지, 주민등록지 개념에 관한 민법과 주민등록법도 무시한 것이다. ‘다짐’ 문건 작성에 관한 인권 침해적 요소를 법원이 외면하였고 오히려 가부장적 질서를 옹호였다는 점에서도 항고심 판단은 국제기준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더욱이 헤이그협약의 취지인 아동복리에 비추어 볼 때도 아동의 상거소를 무시하고 주양육자인 모의 양육권까지 박탈하는 결정은 납득하기 어렵다. 

 

또한 항고심은 미국 캘리포니아주통일가족법(UCCJEA) 제3402조, 제3405조 및 제3421조 (a)(1)를 열거하면서, "대한민국 법원에 사건본인의 양육에 관한 재판관할권이 없음이 분명하다"고 판단한 것도 문제다. 위 법률 조항이 타국의 국제재판관할권을 부인하는 규정이 아닌데도 잘못 해석하여 대한민국의 재판권을 포기한 항고심의 결정은 차제에 반드시 공개토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 같은 잘못된 판단도 후속 판결로 바로 잡아야 정의가 선다.

 

 

배금자 변호사 (해인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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