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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디스커버리(Discov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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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리(Discovery, 증거개시제도)는 사실심리가 개시되기 전에 당사자 서로가 가진 증거와 서류를 확보, 공개해 쟁점을 명확히 정리하는 제도다. 미국에서 1938년 도입된 이 제도는 소송절차를 간소화할 뿐 아니라 소송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변론 준비절차에서 증거조사를 하고 쟁점을 정리할 수는 있으나 보통 2개월 내 1~2회 정도 열리는 절차에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지난해 8월 개최한 '자동차 화재 사건으로 본 효율적인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집단소송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당시 징벌적 손해배상을 지지하는 변호사·교수 모임의 홍성훈(39·변호사시험 2회) 변호사는 "영미법상의 디스커버리 제도를 도입하되 이를 피해자 측에 유리하게 더욱 적극적으로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측에서 상대방이 관련 정보를 제한적으로 개시할 경우를 대비해 직접 증거에 해당하거나 관련성이 높은 증거에 관하여는 변호사와 의뢰인 간의 비밀 보호 유지 의무를 제한적으로 적용하거나 추가 정보 공개 청구권을 인정하고, 이를 만약 상대방이 거부하거나 기한 내 제출하지 않는다면 관련 이행강제금 부과 없이 바로 자료와 관계된 주요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디스커버리 제도가 제대로 도입되면 사건 초기 단계에서 대부분의 증거가 확보되고, 불리한 증거자료라고 숨길 수도 없기 때문에 무리하게 과도한 비용을 들여 소송으로 갈 필요 없이 적정선에서 타협하는 자율적 분쟁해결(ADR)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로스쿨 제도가 도입된 이후 법조인력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의 재판시스템은 과거 사법시험 시행 당시의 구체제에 머무르고 있다.

특허소송 등은 점차 글로벌화되고 있는데, 이러한 현대형 소송에서 우리나라만 증거수집이 불충실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할 길이 없다면 우리나라의 기업들조차도 우리나라의 사법제도를 이용하기보다 미국과 같이 증거조사가 용이한 국가의 제도를 선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재판제도의 수준을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디스커버리 제도의 도입이 절실하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