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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형사소송 전자화'야말로 국민을 위한 법조개혁이다

최근 형사소송에도 전자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0년 ‘민사소송 등에서의 전자문서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 이후 현재는 대부분의 민사·가사·행정·특허 사건이 전자소송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자소송으로 인한 장점은 신속성과 간편성에 있다. 과거에는 일체의 서면과 증거를 법원에 직접 제출하거나 우편으로 제출해야 하는 관계로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가까운 법원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법원에서 재판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서면접수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 불편함이 많았다. 또한 상대방이 제출한 서면의 내용을 바로 확인할 수 없다 보니 즉각적인 반박이나 대응이 어려웠고, 이로 인해 효율적인 재판준비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전자소송이 시행된 이후에는 법원을 방문하는 등의 불편 없이 서면이나 증거를 전자시스템을 통해 바로 제출하고, 상대방 제출 서면이나 증거 내용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전체적으로 소송의 신속화·효율화가 이루어졌다.

항소·상고의 경우 전산정보처리시스템을 통해 전심(前審)에서의 소송기록이 상소심에 전달되고, 소송관계인 역시 기록을 복사할 필요 없이 전자문서 형식으로 전심에서의 소송기록을 입수할 수 있게 됨으로써 빠른 기간 내에 기록을 파악하고 항소이유서나 상고이유서를 작성할 수 있는 편리함이 생겼다. 신속한 기록입수를 통해 기록파악이나 서면작성을 위한 시간을 확보함으로써 더욱 충실한 변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 여러 장점 중 하나이다.

이에 반해 형사소송은 아직 전자화되지 않다 보니 재판을 받는 피고인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수사기록을 입수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려 이로 인해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민사소송 등의 전자화가 소송의 신속성, 투명성을 높여 종국적으로는 국민의 권리 실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도입된 것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더욱 충실히 실현하기 위해 형사소송의 전자화 방안 도입이 진지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형사소송의 비전자화(非電子化)로 인한 가장 큰 불편은 수사기록 열람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이로 인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제로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이다. 이런 폐해는 기록이 방대할수록 더 커진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건과 같이 수사기록 분량이 각각 20만쪽, 17만쪽인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수사기록이 몇 천쪽만 되더라도 기록복사에 며칠이 소요되어 효율적인 재판준비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항소이유서·상고이유서 제출이 불변기간이다 보니 상급심에서 새로 변호를 맡게 된 경우는 기록파악과 서면작성에 더 큰 어려움이 따른다. 이로 인한 손해는 재판을 받는 피고인이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형사소송이 전자화된다면 피고인과 변호인은 신속한 수사기록 입수를 통해 더 충실한 방어권 행사를 할 수 있다. 공판기록 역시 일일이 열람·등사를 통하는 불편함 없이 전자문서로 입수함으로써 검사 제출 의견서나 증인신문내용 등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재판부 역시 전자문서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기록을 파악하고 사건을 진행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형사소송의 전자화는 효율적인 재판 진행,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위해 꼭 필요한 만큼 앞으로 형사소송의 전자화를 위한 구체적 논의가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바란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