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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전직 판사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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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7일 김영식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를 새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발탁한 것을 싸고 법조계 안팎에서 논란이 거세다. 김 신임 비서관이 전임인 김형연 비서관과 마찬가지로 국제인권법연구회 간사 출신인데다 그가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라는 점에서 또다시 '코드 인사'가 단행됐다는 점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그의 '거짓말'이 도마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법무비서관 발탁설은 이미 올 1월부터 언론 등을 통해 알려졌다. 그가 법원에 사표를 낸 직후다. 사표를 내게 된 이유가 김형연 법무비서관의 후임자로 내정됐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전임인 김 비서관 역시 2년 전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법원에 사표를 낸 지 이틀만에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터라 판사들의 비판이 거셌다. "법원을 정치권력에 예속화시키려는 의도"라거나 "코드인사를 통해 사법개혁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우려가 쏟아졌다. 그는 보도가 사실무근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국제인권법연구회 게시판에 "특정 공직으로 가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보도는 기사 보도의 원칙마저 저버린 오보"라는 글을 올리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몇 달만에 그의 해명은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됐다.

얕은 수로 남을 속이려 한다는 뜻의 속담인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말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부장판사는 "현직 판사가 청와대로 직행하는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오니 변호사로 개업하는 시늉을 해 몸세탁을 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김 신임 비서관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삼권분립을 지켜야 하는 최고법원이 '청와대 로펌'으로서의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했는지 알 수 있다"며 사건에 연루된 판사들의 탄핵까지 강하게 주장했던 인물이다. '내로남불'이 따로 없다.

이번 일로 법조계에서는 판사도 검사처럼 퇴직 후 일정기간 동안 청와대 행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판사 퇴직 후 1~5년간 청와대 행을 제한하는 한편 청와대 출신 인사의 판사 임용을 일정 기간(2년 이상) 또는 영구히 제한하기 위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6건이나 발의돼 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의 반대 등으로 잠자고 있다. 진즉에 처리됐다면 이런 논란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