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설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보다 심도있는 논의 필요하다

수사단계의 피의자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을 선임하여 주는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을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법무부는 지난 3월 29일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법률구조법 및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한 데 이어 5월 21일에는 관련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법무부 안에 의하면 사형·무기 또는 단기 3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중죄로 체포된 피의자에 대하여 국선변호인을 선임하여 주며,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그와 같은 중죄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피의자를 체포한 경우, 즉시 법률구조공단에 통지하고, 공단은 지체없이 변호인을 선정하도록 되어 있다. 형사공공변호인은 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접견, 피의자신문 참여, 의견 개진 등의 업무를 수행하며, 석방, 구속영장 청구, 체포적부심 청구 등의 경우 선정의 효력이 상실되도록 되어 있다. 이와 같은 법무부의 형사공공변호인 제도 도입에 대하여 운영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으며, 사법부의 국선변호인 제도와 대한변호사협회의 형사당직변호사제도와의 통일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OECD 34개국 중 29개국이 피의자에 대한 국선변호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일본은 로 테라스(Law-Terrace)라는 사법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형사공공변호를 실시하고 있으며, 미국은 피의자를 위한 변호사를 공무원으로 고용하여 운영하는 퍼블릭 디펜더(Public Defender)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세계적 추세와 함께 수사과정에서의 인권 및 피의자 권리 보장 차원에서도 피의자에 대한 국선변호인 선임은 매우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청회에 앞서 몇 가지 점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법무부가 도입하려는 형사공공변호인제도는 법률구조공단을 운영 주체로 하여 국가 중심의 제도로 설계되어 있는데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의 입장에 충실한 변호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하여는 대척점에 서는 민간 중심의 제도로 구상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선변호제도의 운영에 국가예산이 필요하나 그 운영을 반드시 국가가 맡아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법무부 안에 의하면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형사공공변호인 선임의 효력은 상실되는데 체포된 피의자에 대하여는 48시간 내에 구속영장이 청구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형사공공변호인의 역할이 피의자 조사에 한 번 참여하는 정도로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 형사공공변호인 제도가 변호사 입회라는 형식적 변호제도로 운용되어 제도 도입의 취지를 살리지 못할 우려도 있다. 한편, 법무부 안은 법원의 국선변호제도와는 별개의 형사공공변호인 제도를 구상하고 있는데, 국가예산과 효율성을 고려할 때 수사에서 재판까지 이어지는 통합적인 국선변호제도 또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피의자에게 국선변호인을 선정하여 주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변호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번 공청회부터 법개정을 위한 요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바람직한 국선변호제도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토의의 장이 되어야 하며, 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