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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계륵(鷄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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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鷄肋)'이란 말이 있다. 닭의 갈비뼈를 뜻하는 이 말은 무엇을 취해도 이렇다 할 이익은 없지만 버리기에는 아까운 것을 빗댈 때 흔히 쓰이는 말이다.


개원 때부터 시작된 로스쿨의 재정적자가 해가 갈수록 심해지면서<본보 2019년 5월 13일자 1면 참고>, 대학 입장에서 로스쿨이 계륵이 돼 가고 있다는 말이 나돈다.

각 대학들은 로스쿨 유치를 위해 1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법학전문대학원법이 정한 교수진과 시설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입학생 정원이 학교별로 평균 80명 정도(전국 25개 로스쿨 신입생 총 정원이 2000명에 불과하다)로 묶여 등록금만으로는 운영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 초래됐다. 여기에 교육부는 경제적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며 2016년 국·공립대 10개교는 5년간 등록금을 동결토록 하고, 사립대 15개교는 등록금을 15%씩 인하하도록 했다. 로스쿨로서는 설상가상인 셈이다. 로스쿨의 재정적자가 이어지면 교육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 로스쿨 교수는 "우리는 국립이니까 버티는 것이지, 사립은 재단 이사장이 돈 까먹는 일만 하는 로스쿨 때문에 골치가 아플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교 출신 법조인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는 일념 때문에 로스쿨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입장"이라며 "대학 측에서 보면 로스쿨은 그야말로 계륵"이라고 했다.

재정적자가 이어지다보니 로스쿨의 장학금 지급률도 매년 감소한다. 로스쿨 도입 첫 해인 2009년 48.9%에 달했던 사립대 로스쿨의 장학금 지급률은 2017년 34.2%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립대 로스쿨의 장학금 지급률도 44.2%에서 36.5%로 줄었다.

교육부는 올 2월 저소득 로스쿨생을 지원하기 위해 2019년 국고지원 장학금 예산으로 44억5000여만원을 배정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로스쿨 재정 상황에 비춰보면 턱 없이 부족하다. 로스쿨들은 교육부가 의무화한 장학금 지급률 마지노선인 30% 지키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국민의 삶에 필수적인 법률서비스를 책임질 법조인을 양성하는 로스쿨의 성공적인 운영과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로스쿨의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중요하다. 교육부와 로스쿨, 법조계 모두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