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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구부지간(舅婦之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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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선일보가 김명수 대법원장 아들 부부가 대법원장 공관에 입주해 동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지관리비용만 한 해 2억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 공적인 공간을, 사적인 용도로 활용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었다.


하지만 법조인들은 김 대법원장과 며느리인 강모 변호사와의 관계에 더 관심을 보였다. 김 대법원장이 강 변호사가 일하고 있는 한진그룹의 '땅콩 회항 사건' 상고심(2015도8335)에 전원합의체 재판장으로 관여한 것이 옳은가 하는 반응이었다. 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2015년부터 ㈜한진의 사내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통상 그룹 법무실에서는 계열사 임원에 대해 개인 변호는 맡지 않지만 법률 이슈가 생기면 전반적인 검토를 한다. 강 변호사가 땅콩 회항 사건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더라도, 재판의 외관이 공정성을 잃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대법원장은 이 사건에서 조현아 전 부사장의 항로변경 혐의에 대해 무죄 의견을 냈었다.

한 부장판사는 "기업의 사내변호사는 일반 의뢰인과 법무법인 변호사의 관계보다 훨씬 (경영진에) 더 종속적이고 수직적인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도 대법원장이 며느리가 사내변호사로 있는 회사 사건에 관여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 권고의견 제8호는, '법관의 2촌 이내 친족이 법무법인 등에 변호사로 근무하는 경우 법관이 해당 법무법인이 수임한 사건은 처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법관과 변호사가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접촉하거나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 있는 외관이 형성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강 변호사는 김 대법원장의 아들의 배우자이기 때문에 촌수로는 1촌인척 간이다. 대법원은 "강 변호사가 로펌변호사도 아닐뿐더러 조 전 부사장과 소속도 다르므로 권고의견 8호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최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소송 중인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이 항소심 재판부를 바꿔달라며 낸 기피신청(2018스563)을 받아들이면서, 기피 사유의 유무는 법관 스스로가 아니라 우리 사회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결정에는 좋은 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외관을 갖추는 데에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대법원의 해명을 듣고 나서도 '김 대법원장의 땅콩 회항 사건 관여는 과연 문제가 없는 것일까'하는 의문과 함께 '스스로 회피할 수는 없었을까'하는 아쉬움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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