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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반복되는 별건수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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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법원은 "수사개시 시기 및 경위, 영장 청구서 기재 범죄혐의의 내용과 성격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법원의 이번 기각결정이 검찰의 별건수사 관행에 제동을 건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렇게 확대해석하는 것이 적확한 것인지는 의문이지만, 검찰의 별건수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다.


정관계 인사의 비리를 겨냥한 특수수사에서는 물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에서도 어김없이 별건수사 논란이 일었다. 수사 대상자의 도덕성 등에 흠집을 내 파렴치하게 몰고가는 방식도 있고, 수사의 본류와는 상관없는 뜬금없는 개인 비리 등을 끄집어내 압박하는 방식 등 다양하다. 이른바 문어발식 수사와 먼지떨이식 수사의 전형이다.

"이제 검찰 수사는 성과 위주의 수사 관행에서 벗어나, 드러난 환부만 도려내는 '외과수술식 수사', 범죄인이 아니라 범죄행위만 제재의 대상으로 삼아 궁극적으로 '사람을 살리는 수사'를 지향해야 할 것입니다."

지난 201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간판을 떼고 반부패부를 신설한 현판식에서 당시 김진태 검찰총장이 한 말이다.

하지만 얼마나 나아졌는가. 특히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서는 외과수술식 수사를 기대하기조차 어렵다. 혹시나 숨어있는 혐의는 없는지 샅샅이 찾아보지 않으면 검사가 당할 판이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검찰을 바로세운다는 명목하에 수십년이 지난 사건까지 재조사하고 있다. 훗날 직무유기 혐의로 뒤통수를 맞지 않으려면, 검사는 못 찾아낸 혐의는 없는지 스스로 점검하고 또 점검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럴진대 대통령까지 나서 철저한 진실 규명을 지시한 사건에서야 오죽하겠나. 그러는 사이 검찰의 인권보호기관으로서의 책무는 뒷전으로 밀려난다.

최근 우리나라의 형사사법이 30~40년 전으로 퇴보한 것 같다고 말하는 법조인들이 많다. 수사 대상에만 오르면 유죄추정의 원칙이 횡행하고 정치의 사법화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에만 외과수술식 수사를 주문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한숨만 나온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