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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을 위한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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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범죄가 날이 갈수록 흉포, 잔혹해지고 있는 가운데, 소년보호제도를 바꾸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국민의 소리가 드높다. 보호처분이라는 솜방망이 처벌 때문에 소년들이 경각심 없이 범죄를 반복하고 있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은 또래 피해자에 대한 보호와 배려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에 따라 형사미성년자나 촉법소년의 연령 상한을 낮추고, 특정강력범죄의 소년부 송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여러 법안이 현재 국회에서 심의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소년보호재판을 담당해 온 가정법원의 한 판사가 '소년을 위한 재판'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이 책은 소년 강력범죄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잘못된 것이라거나, 현재의 소년보호제도가 개선이 필요 없는 최선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소년보호제도의 운명에 대하여 국민의 신중한 결정을 앞두고, 소년법과 소년재판의 참모습을 알리려는 것이 목적이라고 한다.

사방에 온통 상처뿐인 사람들, 고함소리와 절규, 뜨거운 마음으로 함께 흘리는 눈물, 그 가운데 희미하게 품어 보는 작은 희망. 소년재판의 재판정은 이 모든 것이 뒤엉킨 전쟁터이다.

A(당시 만 17세 여성)는 친모가 알콜중독인 친부의 폭력으로 두 살 때 집을 나갔고, 친부의 세 번째 사실혼 배우자로부터 받은 지속적인 학대와 계모가 데려온 의붓오빠로부터 받은 성적 시달림 때문에 결국 집을 나왔다. 쉼터를 전전하며 절도와 성매매로 여러 번 보호처분을 받았고, 마지막으로 가출팸 남녀 5명과 함께 저지른 이른바 '조건 강도'(성매매를 가장하여 남자를 유인한 후 공갈하는 범죄)로 2013년 필자의 재판부에서 10호 처분을 받고 2년간 소년원에 수용되었다. A와 주고받은 일곱 번째 편지 중 마지막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여기에 온 게 부끄러운 일이기는 하지만 저는 그냥 인생길에서 잠깐 넘어진 거라고 생각해요. 그중에는 일어서서 걷는 사람, 계속 엎드려 있는 사람 두 종류가 있다고 생각하구요. 그러니까 저는 일어나서 다시 걷는 사람인거죠.ㅎ 그러니까 저는 넘어질 때 묻은 흙을 탈탈 털고, 다친 상처를 치료하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나중에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도록 할 거에요.ㅎ 저는 꼭! 할 수 있겠죠?"


김성우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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