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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말

[나의 주말] 茶 한잔의 힘

차 우리는 시간은 모든 것이 멈춰
無念無想의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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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함께 다도(茶道)를 즐기고 있는 김정삼(사진 오른쪽 네번째) 변호사. 여럿이 함께 하는 찻자리는 차를 매개로 수많은 얘기꽃이 피어난다. 차를 마시며 어느덧 마음이 풀어지고 서로 간에 이야기가 물 흐르듯 흐르고 따뜻한 꽃이 피어나는 수류화개(水流花開)가 전개된다.

 

# 멈춤의 시간

茶 한 잔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힘든 일을 하고 난 후 또는 먼 길을 갔다 와서 머리가 지끈 거릴 때, 차를 주전자에 넣고 찻물을 끓여 차를 우려서 한 잔을 마시면 어느새 머리가 개운해지고 온 몸이 평안해지며 심신이 안정을 찾는다. 그러면 새 일을 할 힘을 갖게 된다.

스트레스가 가득할 때에도 혼자 차를 우리는 그 시간은 모든 것이 멈추는 시간이다. 차를 우리다 보면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차 속에 빠져들어 있는, 무념무상의 자신을 보게 된다. 다들 바빠서 차를 우려먹을 시간과 여유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나는 너무 바빠서 더 많은 시간을 기도했다“고 하듯이, 너무 바빠 일 할 시간이 부족해도 차를 우려마시는 그 시간은 지친 심신을 회복시켜 준다.

 

차 한잔에 머리 맑아지고 두 잔이면 심신에 안정이

잔 닦고 물 끓이고… 기다림의 과정서 이 찾아와

 

# 차 마시는 법
한 때, 아침마다 책상 위에 티백 녹차 한 잔이 올려져 있었는데, 그걸 곧바로 마시지 않고 한참 후에 혹은 오후 늦게 마시는 경우가 잦았다. 몇 달 그러다가 어느 날부턴가 속이 아프고 쓰렸다.

나중에 차 공부를 하면서 녹차는 형태에 따라 잎녹차, 가루녹차(말차), 티백녹차 등이 있고, 티백은 곧바로 건져내고 마셔야지 몇 시간이고 세월없이 담궈 놓아두면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차 마시는 법을 모르고 한참 동안을 마셨던 것이다.

차를 알아갈수록,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차 종류를 선택하고 찻그릇을 고르고 물을 끓이고 차를 우리고 하는 과정 속에서 ‘쉼'을 갖게 되었고, 이제 차는 완전히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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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삼 변호사(사진 왼쪽)가 아내 윤진규 여사와 함께 다도(茶道)를 즐기고 있다.

 

# 차가 가르쳐 주는 것
차 공부를 하고 다양한 차를 접해보면서, 보이차의 매력에 깊이 빠지게 되었다. 녹차는 신선할 때 마시는 것을 요하는 데 비해, 보이차는 ‘세월이 지날수록 맛과 향이 깊어지고 몸에 이롭다’ 는 월진월향(越陳越香)을 자랑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잘 숙성된 보이차는 갓 만들었을 때의 날카로운 성질들이 하나씩 깎여나가고 맛이 달고 부드러워지지만 그 속에는 강력한 힘을 내포하고 있다. 시간과 자연은, 이렇듯 모나고 불거진 것을 다듬어 조화롭고 아름답게 만든다. 보이차를 마실 때마다 사람도 이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부끄럽게도 많은 사람들은 노인이 되면서 온유함과 따뜻함과 포용력이 있기보다는 오히려 마음이 더 좁아지고 굳어지고 옹고집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보이차는 게으른 사람이 마시지 않고 구석에 처박아 둔 경우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숙성이 되어 좋고, 또 재배차 아닌 야생차 또는 고수차를 만나면 풍부한 맛을 경험할 수 있어서 즐겁다. 비료와 농약을 치지 않은 야생차나무에서 채취한 보이차는 깊은 땅속에서 끌어올린 각종 미네랄과 광물질을 내포하고 있어서 우리 몸 구석구석의 필요를 채워주지만, 그런 차는 쉽게 만나지 못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차 한 잔 마시는 시간이 가장 행복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 여행 다녀오면서 차를 사온다. 그 때마다, ‘관광 가서 보이차 사오지 말라’고 한다. 가격이 비싼 경우도 있고, 누가 만든 지도 모르는 출처불명인 것도 보인다. 차라리 국내의 차 전문 상인을 통해서 사는 게 가격이나 품질이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해준다.

"바쁜 업무 일상 가운데서도, 일부러 시간을 내어 직접 차를 우려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적셔보십시오. 그러면 차 한 잔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끼실 겁니다."


김정삼 변호사 (법무법인 치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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