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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청년시대

카카오톡의 허용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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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님, 아주 간단한 것인지 그냥 대답해주실 수 있을까요?" 

 

요즘 심심치 않게 ‘등록되지 않은 사용자’로부터 받는 카카오톡이다. 일단은 이렇게 카톡이 오면 읽지 않고 대답을 하지 않는 것으로 소극적 항변을 하는데, 이렇게 선톡을 하는 분들은 이러한 나의 의도를 알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곧 연달아 장문의 상담 내용을 담은 카톡이 여러 차례 띵동띵동 오곤 한다. 그러면 사무실을 통해서 상담 연락을 주십사 안내를 드리거나 정말 간단한 경우는 상담을 하기는 하지만 영 마음이 불편해 자꾸만 핸드폰을 노려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서, 문득 카카오톡의 허용범위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됐다. 카카오톡은 사실 문자보다 우리한테 친숙하고 더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내가 ‘동의하지 않은 상대’에게 카카오톡이 오는 것에 우리는 큰 거부감이 있다. 내가 공개적으로 카카오톡을 비즈니스를 위하여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카카오톡 = 사생활이라는 인식이 우리에게 어느 정도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페이스북에 회사 사람이 친구 신청을 해오면 사생활에 대한 큰 침해로 인식되는 것처럼, 카카오톡의 경우도 이러한 인식이 변호사들만의 생각은 아니다. 어린이집 선생님도 개인 핸드폰 번호는 잘 알려주시지 않는 경우도 있고, 교사 분들도 학부모가 동의 없이 문자가 아닌 카카오톡으로 연락하면 불쾌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우리는 '뭐야?'라는 의아함이 아니라, 그럴 수 있다는 공감대를 가진다. 

 

카카오톡은 프로필 사진 뿐만 아니라 카카오스토리라는 SNS와도 연관되어 있어서 카카오톡에 서로 공유가 되는 것만으로 가족관계, 사는 곳 등이 노출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포함되고 있어 그러한 인식이 우리 안에 자리하게 된 것 같다. 

 

더구나 변호사 분들은 카카오톡을 의뢰인 분들과 사용하시기는 하지만, 상담을 위하여 초면인 경우까지 이용하거나 개설하지 않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카카오톡은 당황스럽기 마련이고, 이에 대한 조언을 다른 변호사 분들께 받기도 한다. 

 

사실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해오는 것이 카카오톡 연락이 많아진 요즘, 그다지 큰 일이 아닐 지도 모른다. 그러나 카카오톡은 사생활과 일이 많이 혼재된 부분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카카오톡으로 상담은 정말 보편적인 케이스의 경우가 아니라면 제대로 상담이 이루어지긴 어렵다. 전화로도 사실 부족한 것이 상담인데, ‘문자’로만 하는 상담은 다분히 왜곡될 수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의뢰인 분들 의견과는 달리 ‘간단한 상담’은 간단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많은 변호사님들이 개인폰과 업무폰에 대해서 고민한다. 핸드폰을 2개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고민을 하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워라벨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너무도 공감한다. 

 

변호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업무의 연락이 9 to 6로 올 수 없는 직업군이 변호사이기에 이에 대해서 변호사 분들도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밤늦게 오는 전화에 다음날 불평어린 한탄을 한마디 할지라도, 혹시 모를 의뢰인의 긴급한 연락이라는 생각에, 혹은 의뢰인의 답답한 마음을 제일 잘 알고 있기에 전화를 받는다. 많은 변호사들이 카카오톡으로 오는 연락이 싫다고 하지만 밤늦게, 혹은 주말에 오는 카카오톡 연락에도 답변을 한다. 

 

그럼에도 역시 카카오톡의 허용 범위는 낯선 사람보다는 좀 더 가까운 사람인 것 같다. “우리 카카오톡 상담은, 조금 친해지고 나면 했으면 좋겠습니다. 먼저 전화를 주시거나 문자를 주시면 변호사님들 마음이 조금은 편할 거에요.” 사생활은 지켜주는 우리 사회, 아름다운 사회가 됩시다!



송혜미 변호사(법무법인 비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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