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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에서 미확정 구상채권자의 의결권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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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절차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는 단연 회생계획안의 마련 및 그 인가이며, 회생계획안의 인가에는 일정 수 이상의 회생채권자의 동의가 필요하다(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237조).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일정 수 이상의 회생채권자란 단순히 채권액이 아니라 의결권을 가리키는바, 의결권 산출 방식에 따라 회생계획안에 채권자의 의견이 반영되는 정도에 차이가 발생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즉, 기업회생절차에서 채권자의 의결권은 채권자의 의견을 반영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인 것이다.

 

이처럼 중요성을 갖는 채권자의 의결권과 관련하여 현행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고 약칭한다)은 회생채권자의 경우 그 채권액에 따라, 회생담보권자의 경우 담보권의 목적의 가액에 비례하여 의결권을 갖는다는 원칙적인 내용을 정하고 있다. 또한 이자 없는 기한부채권이나 정기금채권, 이자 없는 불확정기한채권이나 비금전채권, 조건부채권과 장래의 청구권 등에 대하여는 회생절차 개시 당시의 평가금액을 기준으로 하거나 이자를 공제하는 등의 원칙도 함께 정하고 있다(채무자회생법 제133조 내지 제140조 참고).

 

그런데 ‘미확정(또는 미발생) 구상채권’의 경우에는 좀 복잡하다. 일반적으로 미확정 구상채권이란 보증기관 등이 회생계획인가일 이후 채무자의 다른 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변제 기타 자기의 출재로 소멸하게 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하여 가지게 될 구상채권을 일컫는다. 즉, 미확정이란 뜻은 채무자에 대하여 구상채권을 가지게 될지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의미인데, 그 발생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는 조건부 채권의 성격을 갖는 듯하다.

 

이들 미확정 구상채권의 조건부 채권으로서의 성격을 고려한다면 이 역시 채무자회생법 제138조에 따라 회생절차가 개시된 때의 평가금액을 산정하여 그 결과에 따라 의결권을 부여하면 될 것이나 실무는 그리 간단치 않다.

 

기업회생절차에서 미확정 구상채권을 보유한 채권자는 해당 미확정 채권에 대하여 통상 의결권을 부여받지 못하고 있다. 간혹 미확정 구상채권자에게도 의결권이 부여되는 경우가 있기는 하나 이는 어디까지나 해당 사건을 주관하는 재판부의 재량에 의한 것일 뿐이다. 물론 의결권에 대한 이의절차가 있는 만큼, 해당 채권자가 이에 대하여 이의를 하면 될 것이고 이에 대하여 법원으로부터 의결권 행사 여부 및 그 가액에 대한 판단을 받으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동 법률 제187조, 제188조).

 

그러나 통상 채권자들(회생담보권자 및 회생채권자를 포함)은 자신들의 의결권이 어떤 방식으로 얼마만큼 반영되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의결권 현황표’를 신속히 알지 못한다. 이는 기본적으로 회생계획안 자체가 관리인의 주도로 작성되기 때문인데, 특히 의결권 현황표의 경우 회생계획안과 일체로 제출되지 않고 회생계획안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회생계획안 심리 및 의결을 위한 관계인집회 일정이 정해진 뒤 채권자들의 요청에 따라 관리인을 통해 채권자들에게 공람된다. 따라서 막상 의결권 현황표를 받고 채권자들이 자신들의 의결권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려고 해도 관계인집회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이의가 실효적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조사확정재판의 신청이나 조사확정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 제기를 통하여 의결권을 확정시키지 않고 불복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도 있다. 그러나 현행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의 해석상 회생채권자표에 기재된 사항 중 ‘의결권의 액수’는 회생채권확정의 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의 입장이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3다70903). 현행 채무자회생법상 회생채권확정의 소송절차에서는 이의채권의 원인 및 내용에 관하여 회생채권자표에 기재된 사항만 주장할 수 있을 뿐 회생채권자표에 기재된 사항 중 의결권의 액수는 대상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에 의결권의 액수는 회생채권확정의 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논리이다(동 법률 제158조, 제170조, 제173조 등 참고).

 

참고로 워크아웃 절차에서는 통상적으로 대출 등 확정채권과 보증채무 등 미확정채권을 합산하여 의결권을 산출한다. 물론 보증채무 관련 의결권의 미확정적인 특성을 고려하여 채권단의 신규자금 지원 등에 대하여는 확정채권을 기준으로 하고 나머지 안건에 대하여는 미확정채권을 합산한 의결권을 적용하는 등 워크아웃 안건별로 의결권 산출방식을 이원화하는 경우도 많다. 어느 쪽이든 미확정채권자의 의결권을 반영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현행 기업구조조정 촉진법도 채권자의 의결권을 금융채권액 기준으로 하고 있으며, 위 금융채권액은 채무자에 대한 신용공여를 말하는바 위 신용공여 중 하나로 지급보증이 열거되어 있다(기업구조조정촉진법 제26조, 제2조 1호 및 8호의 라목 참고).

 

이제는 기업회생절차에서도 워크아웃 절차에서 인정하는 미확정 채권에 대한 의결권 부여 문제를 고려할 시점이 되었다. 기업회생절차가 폐지되면 미확정 구상채권은 대부분 현실화될 것임이 분명한바, 회생절차계속여부에 중대한 이해관계를 가지는 미확정 구상채권자의 의결권을 구상채권의 현실화 가능성을 감안한 조사보고서 등을 통해 산출한 뒤 이를 의결권으로 반영해 보는 방안을 제안한다.

 

 

강인원 변호사 (한국수출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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