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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버닝썬, 김학의, 그리고 수사권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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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의혹이 점입가경이다. 연예인 등 유명인이 개입된 성매매, 몰카 의혹에 마약까지. 여기에 뒷배를 봐준 경찰 간부 의혹마저 이어지고 있다. 한 변호사는 날로 증폭되는 의혹에 "영화도 이런 영화가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변호사의 대리신고로 버닝썬 관련 공익신고를 접수한 국민권익위원회는 경찰이 아닌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경찰 유착 의혹을 감안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경찰의 명운이 걸렸다는 자세로 전 경찰 역량을 투입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6년 전 불거졌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 관련 검찰 과거사 조사도 최근 연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이 사건은 과거 경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해 특수강간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이 '영상 속 인물을 특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었다. 여당은 당시 법무부 장관이던 제1야당 대표를 겨냥해 검찰의 부실 수사와 사건 은폐·축소 의혹 책임을 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이들 사건과 관련해 검찰과 경찰을 관장하는 법무부장관과 행정안전부장관에게 "사건의 실체와 제기되는 여러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라"고 강력하게 지시했다. 두 장관은 대통령 지시 하루 만에 부랴부랴 합동 기자회견까지 열고 검·경 조직의 명운을 건 철저한 조사와 수사 방침을 밝혔다.

이들 사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국회에서 논의중인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때문이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수사권 조정 관련 입법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검·경이 이들 사건을 두고 서로를 겨누고 있는 형국이다. 버닝썬 사건이 경찰의 아킬레스건이라면, 김 전 차관 사건은 검찰의 치명적 약점이 될 수 있다. 검찰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는 여당은 이들 사건을 통해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고, 제1야당은 "여론 반전을 위한 적폐 몰이"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사건의 철저한 진상 규명'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검·경이나 정치권이 단지 수사권 조정 논의나 또 다른 목적을 위해 이들 사건을 활용해서는 안 된다. 다른 모든 제도와 마찬가지로 수사권 조정 역시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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