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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언

시작하는 법조인들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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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다. 새해의 시작은 분명 1월인데, 오랜 학창시절의 습관 탓인지 매년 1, 2월은 유예기간일 뿐, 결국 모든 새로운 일들은 3월에 시작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몇 년 전부터 로스쿨 제도로 변화하면서 신입 변호사들의 입사 시기도 2월에서 3월로 바뀌었는데, 그것마저도 새롭지 않고 늘상 그러했던 것 같다. 최근 입사한 신입 변호사들을 보면서 몇 가지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금번 칼럼에 실어볼까 한다.


많은 새내기 법조인들은 각자 다양한 경위로 현재와 같은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겠지만, 진로를 선택한 이상 자신이 하게 될 일에 대해 큰 꿈과 포부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판사나 검사, 변호사들의 공명심 또는 정의감에 불타거나, 절대악과 싸우는 정의로운 모습이거나 또는 고급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미래가 그러할 것이라고 상상할 수도 있겠다. 법조인들의 실제가 반드시 그렇다고 말하기도 어렵지만, 그런 멋진 모습을 꿈꾸면서 시작한 법조인으로서의 생활은 막상 자신의 기대와 많이 다를 수 있다. 무슨 일이든 그렇지만 새로 시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일들은 시간과 노력에 비해 보람을 느끼기 힘든 허드렛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경험 하나하나가 모여 나 스스로를 좀더 많은 분야에 더 많은 경험을 가진 법조인으로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다른 한편,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그다지 멋지지 않고 나의 일천한 경력이 초라하게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나 스스로가 이미 허가받은(licensed) 법조인이라는 사실 역시 항상 기억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계급장을 떼고 누구와도 맞짱을 뜰 수 있는 자신감은 내 직업을 정의하는 정체성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자신감과 자긍심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자격에 부끄럽지 않도록 끊임 없는 공부와 노력을 통해 확보한 지식으로부터만 나올 수 있다는 점 역시 가슴에 새겨야 하는 사실이다.


설지혜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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