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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제는 사법부 독립과 법원 구성원 화합 이끌때

검찰은 2월 11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사법행정권 남용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한 데 이어 지난 5일 10명의 전·현직 판사를 추가 기소했다. 10명의 기소사실은 제각각 다른데, 크게 보면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 방해, 재판 개입 등의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기밀 유출로 분류된다. 이로써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된 검찰의 사법부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 결과를 보고 숫자가 많다, 적다는 의견들이 분분하지만 무엇보다 기소대상의 적정성과 그동안의 수사방향의 적절성에 대해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들도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수사협조 의사를 밝힌 시점은 지난해 6월 15일로, 당시는 판사 블랙리스트 존재 등에 대한 법원 내부의 3번에 걸친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그 의혹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시점이었다. 따라서 김 대법원장이 언급한 수사협조란 당시 논란의 대상이던 ‘상고법원 도입을 염두에 둔 재판거래’와 ‘판사 블랙리스트’에 대한 수사협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각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후 수사는 전방위적으로 확대되어 100명이 넘는 전·현직 판사들이 피의자 또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았고, 위 두 가지 핵심적인 사항보다는 지엽적인 사항에 오히려 수사가 치중되었다. 프로야구 선수 원정도박 사건 재판 개입의 경우 이미 해당 판사가 이로 인해 대법원으로부터 견책처분을 받아 그 징계처분에 대한 불복재판이 현재 진행 중으로, 굳이 검찰의 수사를 통하지 않더라도 법원 자체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수사협조 당시 의도한 ‘상고법원 도입을 염두에 둔 재판거래’나 ‘블랙리스트 작성’은 결국 검찰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또한 공무상 비밀누설로 기소된 판사들의 경우, 과연 법원 내부적으로 보고한 사항이 ‘비밀’에 해당하는지, 또 ‘누설’에 해당하는지 등의 법리적 관점에서의 이론(異論) 뿐만 아니라 지난해 6월 당시 논란의 대상에 있던 내용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적정한 기소인지 여부에 대해 많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얼마 전 김경수 경남지사를 구속한 성창호 판사가 이 혐의로 기소되다 보니 정치권을 염두에 둔 기소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 판결결과에 심하게 반발하면서 성 판사에 대해 여러 비난의 말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적정한 기소인지 여부는 재판결과에 따라 가려지겠지만 만일 무죄판결이 선고된다면 검찰은 이러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검찰은 10명의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기소 외에 66명의 판사들에 대해 비위사실을 대법원에 통보했다. 실로 많은 숫자이고, 김 대법원장 역시 애초에 이런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제 다시 공은 법원으로 넘어왔다. 세 차례에 걸친 법원 내부조사와 그동안의 검찰수사를 거치면서 법원은 갈래갈래 찢어졌고,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로 바닥에 떨어졌다. 이제 정말 대법원장이 나서서 중심을 잡고 찢어진 법원 구성원들을 화합의 방향으로 이끌 때다. 사법부의 독립을 저해하는 외부의 목소리에 대해서도 좌고우면하지 말고 더욱 단호하게 대처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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