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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민주주의

3월 들어 국회가 개원하면서 다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 제도의 도입에 소극적이다. 반면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지난해 말 단식농성을 할 정도로 강력하게 이 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2015년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표한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에 포함되면서 새로운 조명을 받게 되었다. 선관위의 의견표명은 국회의원 선거구 사이의 인구편차에 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맥을 같이 한다. 헌재는 2014년 10월 30일 각 선거구 사이의 인구편차가 전국 선거구의 평균인구수에 비하여 상하 3분의 1을 초과하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12헌마192 등).

당시 선관위는 지역주의 완화와 유권자 의사의 충실한 반영을 위한 국회의원 선거제도의 개선, 정당의 후보자추천 과정의 민주성 강화를 위한 국민경선제 실시, 유권자의 후보자 선택권 보장을 위한 후보자 사퇴의 제한, 정당의 생활정치 활성화를 위하여 구·시·군 단위의 당사무소 설치를 허용하는 것 등을 제안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지역주의를 완화하고 유권자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기 위한 방안에 포함된 것으로서 동일인이 지역구와 비례대표에 동시에 입후보하는 것을 허용하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런데 각 정당들은 국민의 의사를 국회를 통하여 국정에 적정하게 반영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들 중 유독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매달리고 있으니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채택될 경우 국회의 정당별 의석수가 획기적으로 변화되는 만큼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오고 정부의 정책결정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임이 명백하다. 현재 국회의원 정수는 300명이고, 그 중 지역구는 253석, 비례대표는 47석이다. 지금까지는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47석을 배분해왔다. 그런데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300석을 기준으로 정당별 의석수가 정해지는 결과 군소정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도가 된다. 예컨대, 201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정의당의 전국 득표율은 7% 정도였고, 국회의원 수는 6명이었다. 그런데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를 치렀더라면 300명의 7%인 21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켰을 것이다. 물론 선관위가 제시한 것은 권역별 비례대표제여서 정당별 의석수가 단순한 산식으로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더라도 대의기관인 국회의 구성원을 선출하는 방식은 다양하고, 어느 것이 다른 것에 비하여 도덕적으로 우월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소선거구제, 비례대표제, 양자를 융합한 제도 등도 그렇고, 정당제도에 있어서 양당제와 다당제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들이 다양한 소수자 집단을 골고루 대표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적 안정도 중요하다. 어느 쪽을 택할 것인지는 우리의 정치문화와 남북관계 등 국내외의 정치적 역학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여 결정해야 하고, 종국적인 결단은 국민의 총의에서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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