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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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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이 자꾸 바뀌는 의뢰인을 만나면 난처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자기가 유리한 대로 사건을 이해하고, 원하는 대로 결말이 나지 않으면 사건을 맡아서 진행하는 저같은 사람을 원망하고, 사건 자체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을 생각하기 보다 마치 제가 잘 못해서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식으로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2. 얼마전 이혼소장 작성을 의뢰받아서 진행하였던 이 분도 몇 번이나 설명을 해도 말이 자꾸 바뀌고 본인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면 자꾸 저에게 그 책임을 묻는 것 같아 몇 번이나 화를 내었습니다. 최근에 비용 문제로 다시 한 번 언성을 높이게 되었는데, 예민해져서 그런지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었습니다. 환불해 줄 테니 다른 데 가서 하라고 하면서 전화를 끊어 버렸습니다.

3. 며칠이 지나 그 분이 퇴근을 하고 찾아 왔습니다. 제가 필요 이상으로 화를 내고 그분을 감정적으로 힘들게 하였다는 것을 안 것은 10분도 채 되지 않아서였습니다. 자기가 유리한 대로 이해를 한 것도 당연히 소송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은 욕심이 있으니 본인에게 유리하게 해석을 하기도 하고 또한 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안이었습니다.

4. 눈물을 흘리더군요. 본인은 내가 화를 내고 짜증스러워 하니 전화를 걸때마다 어떤 말을 어떻게 해야 하나 조심스러웠다고, 본인은 저에게 준 돈이 적어서 미안해서 전화하기도 송구스러웠다고, 본인이 잘 못 이해하고 저에게 다시 물어 본 것은 딱 2가지 뿐이였다고. 수 많은 질문에 여러번 답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딱 2가지만 물어 봤더군요. 제가 너무 예민하게 굴었던 것이 맞고 그 분에게 실수한 것이었습니다.

5. 빚쟁이 남편과 결혼해서 약 10년간 고생하다 이제 어린 자녀와 어렵게 살고 있는 분이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 오셨으리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같은 편이 되어 주고 한 번이라도 더 잘 설명해 줄 생각을 못하고 이해를 잘 하지 못한 것을 마치 큰 잘 못을 한 것인양 쏘아 붙였으니 얼마나 가슴이 아프고 서운했을까요? 점점 기계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6. 다시 한 번 사람 마음을 잘 살피고 나를 만나는 모든 분들이 어려운 문제의 해결뿐 아니라 제발 마음으로도 위로를 받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오종규 법무사 (서울중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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