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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법치의 근간 흔드는 도 넘는 판결비난을 우려한다

드루킹의 댓글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징역 2년의 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제1심 판결을 두고, 여권 수뇌부는 “사법농단사태가 드러나자 사법부 요직을 장악한 적폐사단의 조직적 저항”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판결을 선고한 성창호 부장판사에 대하여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의 특수관계를 거론하면서, ‘양승태 키즈’, ‘사법농단에 연루된 적폐판사’로 몰아 세우며 이번 판결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에 따른 사법부내 적폐세력의 보복 내지 저항이라는 프레임으로 덮어 씌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에 대하여 여당이 김경수 구하기에 올인하며 삼권분립을 송두리째 부인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여야의 태도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극명한 의견 충돌일 뿐 판결에 대한 건전한 비판 내지 정당한 태도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 지난 19일 여당이 개최한 간담회에 참석하여 발제를 맡은 변호사 등 외부인사들은 이번 판결에 대하여 유죄의 증거가 전혀 없음에도 나온 잘못된 판결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반면, ‘한반도 인권·통일 변호사모임’은 21일 '김경수 여론조작 판결 분석 대토론회'를 개최하여 제1심 판결이 충분한 증거에 근거하여 정당하게 이루어졌다며 판결을 옹호하고 나섰다. 증거와 판단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떠나 그 이념적 성향에 따라 정치권의 정쟁이 법률가들 사이에도 그대로 투영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법부 역시 국민으로부터 그 권한을 위임받은 것이기에 판결 역시 비판을 받아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재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제1심 판결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여권의 비판은 판결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벗어나 도를 넘는 비난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제1심 판결에 대한 여권의 과도한 비난은 결국 항소심의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의도로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권분립의 원칙은 민주주의의 기본적 요소이며 법치의 근간이다. 그러기에 국민의 대표라고 하여 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함부로 도를 넘는 비난을 하는 것은 삼권분립과 법치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삼권분립과 법치의 원칙이 무너진다면 민주주의가 그 토대에서 흔들리게 되고 국민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판사의 판결은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권한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제1심 판결에 대하여 불만이 있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면 항소심에서 이를 다툴 일이지, 법정 외에서 도를 넘는 비난을 이어가는 것은 집권여당이 취할 행동이 아니다. 여야 모두 김경수 경남지사 판결에 대한 과도한 비난도, 과도한 옹호도 자제하여야 하며, 더 이상 이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제1심 판결이 정당했는지 여부는 3심의 재판제도를 통해 판단을 받는 것이 이 땅의 민주와 법치에 대한 책임있는 자세이며, 정치권이 보여 주어야 할 모습이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