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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혁신을 대하는 변호사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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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고민거리 중 하나는 법률서비스의 혁신이다. 대단한 법률서비스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법률분야에서는 그럴듯한 혁신이 없는지, 어디서 막혀 있는 건지 늘 조바심이 있다. 그 조바심의 근저에는 혁신도 때가 있고 신속히 진행되지 않으면 좌절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구정 연휴를 껴서 네팔에 다녀왔다. 히말라야를 직접 밟아보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현지에서 우연히 한국에서 오신 특수교육 전공 교수님들 그룹을 만났고, 그 교수님들이 네팔의 장애인 시설을 둘러보는 이틀의 일정을 함께 할 수 있었다. 내 눈에 보기에는 열악하기 그지없는 시설이었지만, 막상 얘기를 들어 보니 눈물 날 만한 사연이 있었다. 한 교수님께서 20여년간을 방학 때마다 열악한 네팔에 오셔서 특수교육 분야 선생님들을 모아 교육하고, 교재 만들고, 시설에 필요한 자금 유치하고 하는 일들을 하셨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 여행 한번 제대로 못했다고 함께 오신 사모님께서 옆에서 거드셨다. 이게 변화이고 혁신인데 하는 생각과 함께, 하나의 목표를 위한 오랜 기간의 희생 없이는 진정한 변화는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 법률분야에서도 오랜 기간 변할 것같지 않는 제도나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위해 고생하시는 분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정신장애인의 인권을 위해 오랜 기간 헌신하시는 권모 변호사님, 난민 인권 분야의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김모 변호사, 사회적 경제의 한 길로 걷고 있는 양모 변호사 등등.

가장 혁신적인 기업을 꼽으라고 하면 '아마존'을 선정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온라인 서점에서 출발한 아마존의 발자취는 가히 상상 이상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아마존은 22년 전 시작 당시 표방한 목표인 '100만개의 상품과 꾸준히 낮은 가격'을 지금까지 지켜가고 있다. 그 다양한 혁신 속에 변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이다. 방향성이 명확하고 합리적일수록 변화와 혁신의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고 할까.

그렇다면 변하지 않을 법률분야의 가치는 무엇일까? 신뢰와 공정성, 그리고 합리적인 비용이 아닐까 싶다. 전관예우나 사법부와의 유착이 사법시스템의 신뢰나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고 법률서비스의 내용에 맞는 합리적인 비용이 책정되는 것. 그리고 공고한 제도의 변화일수록 유연한 사고와 자기 희생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것이 이제 새로 구성된 대한변호사협회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집행부에게 바라고 싶은 것이다.


조원희 변호사 (법무법인 디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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