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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취재수첩] '정보경찰'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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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뜻을 재천명하고, 정부가 자치경찰제 도입안을 발표하는 등 수사권 조정 논의가 새롭게 불 붙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 안팎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또 하나의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로 경찰의 정보 독점 문제다. 검찰과 국정원이 국내정보 수집을 중단한 가운데 수사권 조정 이후 지금보다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될 경찰이 정보업무까지 독점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공룡경찰'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주요 선진국 가운데 대한민국처럼 경찰이 정보업무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은 경찰이 정보업무를 하긴 하지만 중앙정보국(CIA) 등 각종 유관기관들과 업무를 공유한다. 또 경찰 정보조직을 국가정보실(ODN)과 국가정보국(DNI)이 나눠서 통제하고 있어 정보독점의 폐해를 방지하고 있다. 일본도 경찰이 정보업무를 하고 있지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외무성 정보분석국과 법무성 산하 공안조사청 등과 정보를 공유하고 내각정보조사실이 경찰의 정보활동을 통제하고 있다. 이 밖에도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국가들도 경찰이 다른 수사기관과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고 지휘체계 상 단일 조직이 경찰을 지휘할 수 없도록 보완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다.

우리 경찰도 이 같은 우려를 감안해 '정보경찰 활동규칙'을 제정하는 한편 장기적으로 정보업무를 별도로 분리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조직개편과 관련해 계속 말을 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개혁위원회는 지난해 4월 경찰 정보활동의 직무범위와 조직체계, 법적 수권규정, 통제시스템 등 전반에 대한 개혁을 주문했다. 그러나 경찰청은 현재까지 정보분실 사무실을 경찰청과 지방청 청사 내로 이전한 것 외에는 별다른 개선에 나서지 않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 14일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방안에도 정보경찰 조직 개편 내용은 빠졌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8일 '회복적 경찰활동 자문단' 위촉식에서 회복적 정의에 따른 경찰활동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범죄 피해의 회복과 피해자 치유를 통해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는데 경찰이 앞장서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경찰이 정보업무를 독점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불법사찰이 가능한 현 상황을 생각한다면 공허하게 들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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