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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전증지원법 도입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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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법조인들이 '뇌전증'에 대해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뇌전증(腦電症, epilepsy)이란 만성적인 신경 장애의 하나로, 이유 없는 발작을 특징으로 하며 과거에는 '간질'이라는 병명으로 불리웠다. '간질'이라는 병명 자체가 부정적 인식과 사회적인 편견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2014년 보건당국이 세계 최초로 병명을 뇌전증으로 바꾸었지만, 그 명칭 전환의 의미가 무색하게 그에 대한 홍보는 미흡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의 불규칙한 흥분에 따라 뇌에 과도한 전기적 신호가 발생함으로 인해 발현되는 병증인데, 뇌경색이나 뇌출혈 등 일반적인 병의 합병증이나 사고 등으로 인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병이기도 하다. 뇌전증은 발작을 동반하는 병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역사적으로 심각한 편견의 대상이 되어 왔지만, 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뇌전증 환자들은 적절한 약물치료만으로도 정상인과 다름 없는 생활을 할 수 있다. 프랑스 최초의 황제 나폴레옹이나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 등 뇌전증을 앓으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해외의 역사적 위인도 상당수 존재한다.

하지만 뇌전증 환자에 대한 진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결혼과 취직 등의 과정에서 반복되는 차별로 인해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의 상태를 대외적으로 알리기를 꺼려한다. 이것은 사회적으로 뇌전증 환자에 대한 지원이 전무한 결과를 낳았는데, 유병자가 전국적으로 30~50만명 가까이 되는 이 질병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실제로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필자는 한국뇌전증협회의 감사를 맡게 된 인연으로 이 단체의 숙원사업인 뇌전증지원법(가칭) 도입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최근 국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공청회에 참석하면서 이 법안에 대한 환자 및 그 가족들의 열망을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부디 뇌전증지원법이 무사히 입법되어 환자들이 적절한 지원과 보호 아래 보다 나은 생활을 영위하게 되기를 기원한다.


설지혜 변호사 (법무법인 화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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