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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로 당선된 변호사단체장들에게 바란다

지난 1월 법조계의 시간은 숨가쁘게 흘러갔다. 법관과 검사에 대한 정기 인사가 정중동(靜中動)으로 진행되는 사이 재야 법조계에서는 앞으로 2년 간 변호사 사회를 이끌 지도자를 뽑는 선거의 열기로 뜨거웠다.

제50회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는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출신인 이찬희 후보가 단독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전례가 없는 단독 후보 출마로 투표 무효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지난 18일 조기 투표에서 35.96%라는 역대 최대 투표율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1일 본투표일까지 총 54.99%로 마감하여 예상외로 높은 참가율을 기록하였다. 이 후보는 선거에 참여한 1만1672 명 중 9322명의 찬성표를 받아 전체 유권자의 43.92%에 달하는 지지를 얻었다. 전국의 각 지방변호사회 수장을 뽑는 선거도 마무리되었다. 가장 관심을 끈 곳은 전체 변호사의 74%가 소속되어 있는 서울회의 제95대 회장 선거였다. 박종우·이율·안병희 변호사가 출사표를 던진 이번 선거는 상당히 치열한 득표전이 전개되었는데 상대적으로 안정감을 준다는 평가를 받은 박 후보가 회장에 당선했다. 사내변호사와 대형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을 비롯하여 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위시한 청년변호사들로부터 폭 넓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협회장 선거와 지방변호사회장 선거를 통하여 밝혀진 변호사들의 표심은 당선자들의 첫 일성(一聲)에서 잘 드러났다. 이 협회장 당선자는 "변호사 업계는 유사직역의 침탈과 변호사 내부 갈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변호사의 사명을 지키고 직역을 수호하며 변호사들의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회 박 회장은 "대내적으로는 회원들의 복지를 위해 힘쓰고 대외적으로는 법조 유사직역의 법률 서비스 침탈을 막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불철주야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외부로부터 지속적으로 시도되는 변호사 직역 침탈, 법률서비스 시장의 장기적인 침체, 그리고 출신·나이·성별에 따른 내부 갈등으로 인한 변호사들의 위기감이 고스란히 현출된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들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이라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두가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과 구성원들의 고착화된 인식과 직결되어 있는 까닭이다. 새 수장들이 자신의 임기 동안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쉽게 해결되거나 금방 달라지지는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급하게 서두르다가 회원들 사이에 새로운 갈등을 야기하거나 외부로부터 반격을 당할 우려도 있다. 무엇보다 긴요하고 필요한 것은 문제점을 직시하고 꾸준히 해결해 나가려는 일관성이다. 이러한 일관성은 대한변협과 서울변회를 비롯한 전국의 지방변호사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할 때 배가될 수 있을 것이다. 박 서울변회장은 대한변회와 긴밀한 소통으로 직역 수호를 위한 단일대오 형성을 통해 직역침탈 시도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바 있다. 이 협회장 당선자의 생각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협회장 당선자와 새로 선출된 전국의 지방변회장들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앞으로 변호사단체 간의 긴밀한 협력과 활발한 소통을 통하여 각종 난관을 헤치고 법조계의 발전을 이끌어 주기를 고대한다.
미국변호사